[앵커]
'아파트 개발사업 정관계 비리 의혹' 속보 이어갑니다.
내부 비리 의혹을 제보받은 금융사 직원들이 심사와 감시 대신에 오히려 시행사와 대책을 논의한 정황을 앞서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이들이 한 배를 탄 것처럼 움직였던 이유는 뭘까요?
김익태 기자가 수상한 돈의 흐름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효성해링턴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한 비리 제보가 금융사에 알려진 당일.
당시 KTB투자증권 직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시행사 임원에게 전화합니다.
그때까지도 제보 사실을 몰랐던 시행사 임원은 신탁사 관계자와 골프를 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KTB투자증권 직원·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2일 오후 4시 58분/실제통화/음성변조 : "지금 오늘 무궁화신탁 내려와가지고 공 치고 있거든. (누구랑요?) 최○○ 팀장하고."]
그날 오후 3시 45분, 골프장에 39만8천 원을 현금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시행사 법인계좌에 남아 있습니다.
골프를 끝낸 뒤 술자리로 이어갔다는 대화도 나옵니다.
[KTB투자증권 직원·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2일 오후 5시 59분/실제통화/음성변조 : "그럼 형님 뭐 소명자료 언제쯤 보내주실 거예요? 지금 이제 골프 치고 술 마시러 가는 건가요? (어. 이제 끝나서….)"]
취재진은 같은 날짜의 유흥주점 영수증 두 장도 확보했습니다.
한 장엔 대략적인 금액만 적혀 있지만, 다른 한 장엔 세부 내역까지 적혀 있습니다.
이 뿐일까?
취재진은 이듬해 5월에 사용한 또 다른 영수증을 확보했습니다.
그동안 정치권 로비의 장소로 사용됐던 바로 그 유흥주점의 정산서입니다.
총액은 230만 원.
5월 10일 실제로 시행사 법인계좌에서 해당 업소 관계자 장 모씨에게 이 금액이 이체됐습니다.
메모엔 접대비라는 명목과 함께 'KTB'라고 적혀 있습니다.
시행사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는 바로 그 금융기관입니다.
이런 수상한 정황은 2021년 제보 접수 직후 통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TB투자증권 직원·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3일 오후 4시 44분/실제통화/음성변조 : "진짜 쫄았던 게 거기 (제보에) 혹시, 거기에 무슨 뭐 이상한 얘기 적혀 있을까 봐. 뭐 우리 막 우리 그동안…. 했던 거 이런 거부터 해서. (응.) 아, 저 진짜 완전, 완전…."]
사업 위험을 심사하고 자금을 관리해야 할 금융사 직원이 무슨 걱정을 했던 걸까?
취재진은 회사와 당사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물었습니다.
KTB 정 모 부장은 시행사 직원들과 인사하는 자리로 한식집인 줄 알고 갔고 식사만 했으며,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것을 염려해 비용도 절반을 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통화 내용 역시 제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걱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궁화신탁 측은 퇴직한 당사자에게 문의한 결과 골프를 친 적도, 술자리에 참석한 적도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해관계자로부터 접대를 받는 것은 회사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주기적인 내부점검에서도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김익태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노승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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