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개발사업 정관계 비리 의혹' 속보 이어갑니다.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금융사 직원들이 대출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 시행사와 대책을 논의한 정황,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취재진이 당시 통화 녹음을 더 들여다보니, 금융사 내부의 준법통제는 현장에서 무력화되고 있었습니다.
김익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효성해링턴 사업 시행사 전 직원이 금융사 준법감시 부서에 제보한 것은 사업 초기인 2021년 11월 12일.
제보자는 제보 내용이 담당 직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KTB투자증권은 취재진에게 당시 준법감시부서에서 제보자의 개인 정보를 삭제한 뒤 담당 부서에 제보서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당시 KTB 담당 직원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합니다.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 변조 : "회사에서는 안 보여주더라고 그거 벌벌벌 떨고 있어가지고…. 민원인이 담당 부서에는 오픈하지 말라고 써놨다고."]
그런데 이어지는 대화는 뜻밖입니다.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DB(투자증권)에서 저는 봤거든요. 그런데 괜히 제가 DB에서 받은 거 주면 좀…."]
[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인스타로 줘 봐. 그럼 인스타로."]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아니 안 돼요."]
제보서를 또 다른 제보 접수처였던 DB 투자증권을 통해 확인했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이들은 제보서를 확보하는 방안까지 거론합니다.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제가 얘기했다고 하지 말고…."]
[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알겠어. 무슨 얘긴지 알겠어."]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9시 21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혹시 모르니까 카톡에 남기지 말고 김○○ 이사님한테 받았으면 저한테 전화 주세요."]
취재진은 DB증권에 당시 제보 자료를 유출했는지 물었지만, DB 측은 개인정보를 삭제한 뒤 관련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 조사를 이유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제보서는 결국 단체 대화방에도 공유됐습니다.
KTB와 DB 직원, 시행사와 신탁사 관계자 등 10명이 참여한 방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보자 보호가 무너진 뒤의 대응입니다.
시행사와 금융사 관계자들은 대출 문제를 정리한 뒤 제보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까지 논의합니다.
[시행사 임원/2021년 11월 13일 15시 16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형사고소는 우리의 약점이나 이런 걸 다 원천봉쇄하고…."]
[KTB투자증권 직원/2021년 11월 13일 15시 16분/실제 통화/음성변조 : "(약점) 다 없앤 다음에…."]
실제 시행사는 이후 제보자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5억 원 규모의 민사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제보자는 형사사건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민사 소송에서도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김익태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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