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던 시선이 늘 따뜻했던 어떤 남자가 있었다”
[스포츠서울 | 윤동언 기자]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들을 27년간 홀로 돌보며 ‘피터팬 아빠’로 불렸던 고(故) 전경철 작가의 마지막 길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안겼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전 작가의 별세 소식과 함께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전 작가는 간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향년 64세로 별세했다.
방송에 따르면 고인의 요양보호사는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가신 것 같다. 집에 들어가 봤더니 의식이 없으셨다. 지금 119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 작가는 홀로 생활하던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집 안에는 그가 생전 사용하던 의자와 안경, 그리고 아들과 함께한 사진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장례 역시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러졌다. 별도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은 채 소박하게 마지막 길을 떠났으며, 입관식에는 생전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곁을 지켰다. 이후 전 작가는 아들이 생활하는 시설이 보이는 장소에 수목장으로 영면에 들었다.
특히 방송에서는 전 작가가 생전 남긴 마지막 영상 편지가 공개돼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는 아들을 향해 “아빠라는 호칭으로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날 바라보던 시선이 늘 따뜻했던 어떤 남자가 있었다는 정도로 아빠의 흔적을 희미하게 기억해달라”며 “아빠는 네가 행복하게 사는지 계속 지켜볼 거야. 고마웠어. 행복해. 또 만나 아들”이라고 말했다.
전 작사는 아내와 이혼한 뒤 홀로 아들을 양육해 왔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에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을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전국 1000여 곳의 보호시설을 찾아다닌 사연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결국 방송을 통해 사연이 알려진 뒤 아들은 충북의 한 발달장애인 자립시설에 입소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전 작가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가족들을 돕기 위해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끝까지 아들만 걱정한 아버지였다”, “마지막 인사가 너무 가슴 아프다”, “부디 편히 쉬시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인을 추모했다. hellboy3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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