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외교부에 청탁·위법 증거 없어” 혐의·관련자 모두 불기소
“가족 채용만으로 조사 불필요”…문서위조 등 딸 여죄는 수사 의뢰
자녀의 국립외교원·외교부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수처는 채용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지만 심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심 전 총장에 대한 조사 없이 이런 결론을 내렸다.
공수처는 27일 심 전 총장에게 제기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뇌물공여, 청탁금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첫 고발장이 접수되고 1년2개월 만이다.
심 전 총장은 딸 심모씨가 국립외교원과 외교부 연구원직에 채용될 당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립외교원은 2024년 기간제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석사학위 ‘소지자’를 지원 자격으로 제시했는데, ‘석사학위 예정자’였던 심씨가 합격하면서 의혹이 일었다.
심씨는 지난해 외교부 무기직 연구원에도 지원해 통과했다. 심 전 총장의 부탁을 받은 외교부가 애초 공고와 달리 심씨 조건에 맞춰 응시 자격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 전 총장은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외부 단체로부터 부당하게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었다.
공수처는 심씨가 외교원 연구원에 선발될 때 실제보다 경력이 부풀려 인정됐고, 기한을 넘겨 제출한 서류상 경력도 인정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점을 밝혀냈다. 심씨가 외교부 연구원에 채용될 당시 전공 요건이 ‘경제’에서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로 변경된 사실도 확인됐다.
공수처는 외교원과 외교부가 심씨 선발을 지시하거나 암시했다는 증거가 없고, 당시 채용 담당자의 착오로 경력이 부풀려 인정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볼 때 심 전 총장이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심 전 총장 부탁을 받고 심씨 특혜 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온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 전 외교부 채용 서류·면접심사위원 등 7명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는 심 전 총장 아들 장학금 부정 수령 의혹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고 심 전 총장과 당시 학교장 A씨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냈다.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는 심 전 총장 등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딸 심씨까지 조사했지만 심 전 총장을 상대로는 서면 조사조차 생략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됐고 가족이 채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채용 과정 수사에서 확인된 사문서위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다른 불법행위와 관련해서는 심씨와 외교부 공무원 1명 등 2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 규정의 한계로 심씨 등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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