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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쏟아지는 핀플루언서 'ETF 영상'...해외는 사전승인 vs 한국은 회색지대

'핀플루언서'가 상장지수펀드(ETF) 광고 홍보 규제의 회색지대로 떠올랐다. 핀플루언서는 금융(파이낸스)과 인플루언서를 합친 단어로, 금융 분야 종사자이거나 또는 금융 전문성을 지니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핀플루언서 유튜브 ETF 상품 추천·언급 경우 늘어

경제적 대가 없는 '창작영상'일 경우 규제 미적용

핀플루언서 관리·감독 체계 해외에서는 강화 중

'핀플루언서'가 상장지수펀드(ETF) 광고 홍보 규제의 회색지대로 떠올랐다. 핀플루언서는 금융(파이낸스)과 인플루언서를 합친 단어로, 금융 분야 종사자이거나 또는 금융 전문성을 지니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

ETF가 주요 투자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핀플루언서가 ETF 상품을 추천하거나 언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핀플루언서 대상의 ETF 광고 규제에 착수했지만, 이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대가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의 회색지대에 놓이게 된다.

핀플루언서 박민수 작가가 8월 말 연예인 홍진경씨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출연해 특정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예시로 들면서 ETF 개념을 설명하는 장면. /사진=홍진경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핀플루언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는 ETF 상품을 직·간접적으로 추천하거나 언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 예로 핀플루언서 박민수 작가는 최근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인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에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 상품 'KoAct 미국나스닥성장기업액티브'를 추천 상품으로 꼽았다. 박 작가는 '최고민수'로 알려진 금융투자협회 소속 직원이자 주식투자 전문가다.

박 작가는 인기 연예인 홍진경씨의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도 8월 말 출연해 ETF에 대해 설명했다. 이때 그는 ETF 이름에 들어가는 단어 뜻을 설명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H)'을 예시로 들었다.

양쪽 모두 관련 자산운용사에서 경제적 대가를 제시한 광고는 아니다. 다만 이런 사례는 유튜브에서 '전문가 ETF 추천'을 검색하면 수없이 볼 수 있다. 금융투자회사 출신이거나 금융 관련 경력을 지닌 핀플루언서가 ETF 개념을 설명하면서 특정 상품을 언급하거나, 직접적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특정 핀플루언서가 ETF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사례에도 특정 자산운용사의 ETF 상품이 들어가기도 한다. 또는 ETF 개념을 설명하면서 'KODEX'(삼성자산운용), 'TIGER'(미래에셋자산운용) 브랜드 철자를 약간 바꾸는 식으로 간접 노출을 하는 사례도 있다.

핀플루언서가 ETF 상품을 직접 언급하진 않지만, 영상에 특정 자산운용사의 이름이나 ETF 상품명이 배경으로 나오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 경우 자산운용사에서 해당 채널에 경제적 대가를 지급한 광고 배너일 가능성이 높지만, 영상 자체는 광고가 아니어서 기준이 모호하다.

이처럼 핀플루언서 영상이 ETF 광고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내년 1월 중 시행할 '금융투자사 광고 업무 종합 개선안'에서 금융투자사가 핀플루언서 같은 온라인 채널 운영자를 활용해 광고할 때 '계약→심의→서후관리' 등 주요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사전검토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한 핀플루언서가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특정 자산운용사 ETF 상품명을 노출한 모습. /사진='월급쟁이 부자들' 유튜브 영상 캡쳐.

다만 이런 규제 역시 금융투자사가 경제적 대가를 핀플루언서에게 명확하게 주는 광고일 때에만 적용할 수 있다. 핀플루언서가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ETF 상품을 추천하거나 언급할 경우에는 광고가 아닌 창작영상으로 분류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투자사가 경제적 대가를 주고도 시청자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뒷광고'일 경우 규제할 수 있지만, 일반 유튜브 이용자의 제품이나 주식 추천을 막을 수 없듯 ETF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만약 어떤 핀플루언서가 자산운용사의 유튜브 광고 영상을 내보낸 뒤 다른 영상에서 그 운용사의 ETF 상품을 추천한 경우에는 문제가 제기될 경우 금융당국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금융당국이 그런 사례를 먼저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F와 관련해 하루에도 올라오는 영상이 엄청나게 많고 ETF 상품 추천이나 언급도 수없이 이뤄진다"며 "금융당국이나 해당 자산운용사에서 자발적으로 이 영상을 미리 살펴보고 문제의 소지를 먼저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만 핀플루언서는 개인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 유튜브 창작자와는 결이 다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핀플루언서의 창작영상을 일일이 살펴볼 수 없더라도, 해외처럼 핀플루언서의 관리·감독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Z세대 투자자 상당수가 전통 매체 대신 소셜미디어에서 금융정보를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전통 매체를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해외의 경우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정 상품이나 종목 투자를 권유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감독한다. 프랑스는 2023년부터 핀플루언서로 활동하려면 마케팅 표준 교육과 자격 인증 시험을 거치도록 규정했다. 인도의 경우 핀플루언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투자자문 또는 리서치 연구원으로 등록한 뒤에만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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