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0 국제은행 세미나서 ‘화폐의 단일성 중요’ 강조
“중앙은행, 국경 간 지급결제 교착 해소 나서야”
AI 확산 따른 금융안정 우려에 전통적 안정장치 강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국경 간 지급결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한은금융망의 국제화 구상’을 소개하며 화폐 단일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G20·IMF 연차총회와 연계해 열린 ‘G30 국제은행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신현송 총재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지급결제 시스템과 금융시장 자유화를 주저했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은행에 계좌를 두지 않고도 국경 간 원화 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은의 거액결제 시스템인 한은금융망의 국제 버전(BOK-Wire)을 시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 한은 금융망은 내년 1월 정식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폐의 단일성’을 강조한 신 총재는 “모든 결제는 중앙은행 화폐로 이뤄진다”며 “이런 시스템 구축이 국경 간 지급결제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폐의 단일성은 절대적으로 핵심”이라며, “특히 도매금융 분야에서 화폐의 단일성으로 정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을 “매우 영리한 블랙박스”라고 비유한 신 총재는 “AI 확산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과 관련해 금융기관들의 행동이 서로 비슷해지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투명성 부족은 우리가 겪어온 일련의 금융위기를 통해 이미 익숙하게 경험해온 문제이다. 우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레버리지 제한, 담보 등 전통적인 수단들을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레니엄 브릿지 사태를 예로 들었다. 다리가 흔들릴 때 보행자들이 균형을 잡으려 자세를 조정하면 그 반응이 다시 다리의 흔들림을 키우는 것처럼 금융기관의 개별적인 대응이 시장 전체의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신 총재는 “레버리지를 낮추고, 자본을 확충하고,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더 큰 다양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금융안정 수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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