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에 올라온 사진./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마치 예수처럼 표현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결국 이를 삭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의사처럼 묘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예수처럼 표현한 게시물이 전날 밤 트루스소셜에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별다른 설명 없이 흰 옷에 붉은 천을 어깨에 두른 인물에 자신의 얼굴을 넣은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은 누워 있는 누군가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다. 그의 두 손에서는 빛이 나고 등 뒤에는 후광이 나온다. 또 주변에는 미군과 성조기, 전투기, 자유의 여신상 등도 배치됐다. 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을 올린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 등을 비판한 레오 14세 교황을 겨냥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레오 교황은 범죄에 약하고 외교 정책에 대해 형편없다”며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 미국에 대량의 마약을 보낸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것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교황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레오 교황은) 미국인이기 때문에 교황으로 임명됐을 뿐”이라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 교황은 바티칸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레오 교황은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닌 위대한 교황이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사진은 곧 논란이 됐다. 유명 보수 개신교 작가 메건 배샴은 “대통령이 재밌으라고 한 건지 약물에 취했던 건지 모르겠다. 이 충격적인 신성모독 게시물을 그가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물을 즉각 내리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미국 기독교 매체 CBN의 기자 데이비드 브로디는 “이건 너무 지나쳤다.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은 “솔직히 역겹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마이클 놀스는 “일종의 밈 같다”면서도 “이 게시물은 신성모독이다. 스스로를 예수의 위치에 놓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이라고 했다.
이후 게시물은 올라온 지 약 12시간 만에 내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 사진을 올린 게 맞다”며 “그건 내가 의사(Doctor)로 나온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원하는 적십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예수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가짜 뉴스’만이 그런 해석을 내놓는다”고 했다. 이어 “내가 의사로서 사람들을 낫게 하는 모습이다”라며 “나는 실제로 사람들이 낫도록 만든다. 많은 사람들을 훨씬 더 좋게 만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물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NYT는 “게시물 삭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드문 후퇴(a rare retreat)”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쾌감을 주는 말이나 행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며 “지난주 ‘이란 문명을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폴리티코는 “이같은 반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옹호하는 데 종교를 점점 많이 인용하면서 발생했다”며 “이는 그와 종교 관련 지지층 사이의 균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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