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 속 핵심 기자재 대외 의존도 완화 과제 부상
계통 안정·전력품질 좌우하는 인버터 산업 생태계 복원 시동
기후부·한전·OCI파워·에코스 등 참여...기술·인프라·제도 분과 운영
지난해 11월 민간 중심의 태양광 인버터 산업 협의체가 킥오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OCI파워]
정부와 산업계가 태양광 인버터 공급망 재건을 위한 협의체를 꾸리고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선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단순한 설비 확산을 넘어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와 계통 보안 문제로 번지면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태양광 인버터산업 발전협의체’를 공식 발족한다. 협의체에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공공 및 인증기관과 스마트그리드협회, 국내 대표 제조사들인 OCI파워, 다쓰테크, 에코스, 디아이케이, 이노일렉트릭, 한화에너지, HD현대일렉트릭 등이 참여한다.
협의체는 태양광 인버터 공급망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제조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됐다.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인버터를 해외 기술과 공급망에 의존할 경우 향후 전력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 모두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인버터는 발전 과정에서 생산된 직류(DC) 전력을 교류(AC)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다. 발전 효율뿐 아니라 계통 안정성과 전력품질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감안하면 인버터 산업을 단순 주변 기자재가 아니라 전략 산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제조 기반이 약화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가 공급망 리스크와 계통 보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된 결과다. 이에 협의체는 향후 공동 연구과제 발굴과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의견수렴, 정책제언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 중심 수요 확대와 인증 제도 개선, 인공지능(AI) 기반 인버터 기술개발 지원 등 인버터 산업 생태계 강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전 역시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보안 강화형 차세대 태양광 인버터’ 개발 방향을 공개하고, 한전 기술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에너지 분야 유망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투자계획을 설명한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력망 전반으로 분산되는 상황에서 인버터의 보안성과 계통 대응 능력을 국가 전력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협의체는 기술·인프라·제도 등 3개 분과 체계로 운영 예정이다.
에코스가 주도하는 기술분과에는 제조사와 연구기관, 대학이 참여해 보안인증체계 확보와 전력반도체 등 핵심부품 개발, 차세대 인버터 기술 확보를 논의한다. 한전이 맡는 인프라분과는 제조사와 인증기관이 함께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과 인증·시험 지원 방안을 다룬다. OCI파워가 이끄는 제도분과에는 스마트그리드협회와 제조사들이 국내 생산 인버터 기준 확립과 우선구매 정책, 조인트벤처(JV) 설립 추진 등을 개진할 예정이다.
발족식 이후 이어지는 현안 회의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산업 육성 과제를 논의한다. 실무자들은 국내 제조사 간 JV 설립 추진 일정과 역할 분담을 비롯해 ‘국내 생산 인버터’ 인정 기준 마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단순 조립 수준까지 국산으로 볼 것인지, 핵심부품 국산화 비중을 어느 수준까지 요구할 것인지 등이 쟁점으로 거론된다.
차세대 인버터 기술개발 방향 역시 주요 의제로 올라 보안 강화형 스마트 인버터와 계통 안정화 대응 기술, AI 기반 운영·제어 기능 등이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태양광 인버터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핵심 기자재이자 전력계통 안전성과 직결되는 중요 설비”라며 “이번 협의체 발족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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