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의거, 만세와 헌신…무대에 새긴 독립의 이름
밴드 쟁이, 17일 남구문예회관서 ‘모래 위에 새긴 이름’
2026년 10월 11일(일) 18:00
밴드 쟁이가 오는 17일 남구문화예술회관에서 융복합 역사공연 ‘모래 위에 새긴 이름’을 선보인다. 지난 공연 모습.<밴드 쟁이 제공>
윤동주, 윤봉길, 안중근, 유관순 그리고 무명의 독립운동가들. 누군가는 시를 썼고, 누군가는 몸을 던졌으며, 또 누군가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독립의 길에 섰다. 이들의 삶과 정신을 한 무대에 담은 융복합 역사공연이 펼쳐진다.
밴드 쟁이가 오는 17일 오후 7시 남구문화예술회관에서 융복합 역사공연 ‘모래 위에 새긴 이름’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샌드아트와 성우 내레이션, 라이브 음악으로 풀어낸 무대다. 밴드 쟁이는 지난해 ‘윤동주, 그를 만나다’를 통해 윤동주의 삶과 시를 무대화한 바 있다. 올해는 윤봉길과 안중근, 유관순, 윤동주, 이름 없이 독립운동에 나섰던 무명의 사람들까지 함께 조명한다.
공연은 모두 5개 챕터로 구성된다. 대형 스크린에는 샌드아트로 그려낸 인물과 장면이 펼쳐지고, 성우의 목소리는 각 인물이 마주했던 시대와 선택의 순간을 들려준다. 여기에 밴드 쟁이의 라이브 연주와 보컬 김지수, 소리꾼 김다경, 해금 연주자 윤문영의 음악이 더해져 역사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무대는 애국가 편곡 연주로 문을 연 뒤 윤봉길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공연은 농촌 계몽운동을 펼치며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청년 윤봉길이 1932년 상하이 홍커우공원 의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음악과 그림으로 풀어낸다.
두 번째 챕터는 안중근을 다룬다.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은 자신의 행동을 대한 독립을 위한 의병의 의거로 밝혔다. 동시에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쟁과 침략을 넘어선 평화의 길을 고민했다. 공연은 하얼빈 의거의 순간뿐 아니라 옥중에서 이어진 그의 신념과 ‘동양평화론’에 담긴 뜻을 함께 짚는다.
이어 유관순의 삶이 펼쳐진다. 1919년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이끌고 체포와 고문 속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유관순의 이야기를 다룬다. 공연은 그를 ‘어린 소녀’의 이미지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킨 독립운동가로 조명한다.
지난해 ‘윤동주, 그를 만나다’ 공연 모습.<밴드 쟁이 제공>
네 번째 챕터는 윤동주다. 총과 폭탄이 아닌 시와 기록으로 시대에 맞섰던 청년의 삶을 음악으로 담아낸다. ‘별 헤는 밤’과 ‘서시’의 정서를 바탕으로 통과했던 한 청년의 내면을 따라간다.
마지막 챕터는 무명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바쳐진다. 역사에는 이름을 남긴 사람보다 이름 없이 사라진 이들이 더 많았다. 장터에서 태극기를 만들고, 독립군에게 식량과 은신처를 내어주고, 비밀 연락을 맡았던 학생과 여성, 농민들이 있었다. 공연은 ‘무명’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우리가 이름을 다 찾지 못했다는 의미임을 되새긴다.
음악은 각 인물의 이야기와 정서에 맞춰 편곡곡과 창작곡으로 구성된다. ‘매화’, ‘단지동맹’, ‘별 헤는 밤’, ‘서시’, ‘무명’, ‘내 나라 대한’, ‘아름다운 나라’ 등이 밴드와 국악기의 소리로 새롭게 연주된다. 재즈를 바탕으로 클래식, 팝, 가요, OST 등 다양한 장르를 재해석해온 밴드 쟁이가 전체 음악을 이끌고, 해금과 소리가 공연의 정서를 더한다.
밴드 쟁이는 대표 유태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4인조 혼성 밴드다. ‘쟁이’는 장인을 뜻하는 우리말 ‘장이’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각자가 맡은 악기를 자유롭게 다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드럼 유태경, 베이스 김민수, 일렉기타 이관우, 건반 강신정이 연주를 맡는다.
샌드아트는 정민아가 맡는다. 정민아는 지난해 ‘윤동주, 그를 만나다’에도 참여해 모래 그림으로 윤동주의 삶과 시를 표현한 바 있다. 성우 김윤성·정해은의 내레이션, 세컨건반 장성훈, 보컬 김지수, 소리꾼 김다경, 해금 윤문영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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