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인=김용일 기자] 손흥민(LAFC)이 한국인 A매치 최다골 신기록을 경신하고 오세훈(시미즈)이 헤더 추가골을 터뜨린 한국 축구가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하고 9~10월 A매치 4연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에서 2-0 완승했다.
지난달 24일 에콰도르와 데뷔전이자 9~10월 A매치 4연전 첫판에서 3-0 완승했지만 이후 우루과이에 1-4 대패, 베네수엘라와 졸전 끝 0-0 무승부를 거둔 모레노 감독은 우즈베크를 상대로도 플랜A인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가 오세훈으로 바뀐 가운데 황희찬(샬케04)과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좌우 윙포워드로 나섰고, 이재성(마인츠)과 박진섭(저장)이 중원을 지켰다. 포백은 조현택(울산), 김태현(가시마), 이한범(클럽 브뤼허), 김태현(전북)이 출전했고, 골문은 지난 3경기에 결장한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예상대로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골키퍼 송범근(전북)과 함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 직후 대표팀 내 ‘원 팀 의식’ 부재를 지적하는 작심 발언으로 눈길을 끈 그는 우즈베크전을 앞두고 시행한 대표팀 훈련에 이틀 연속 빠진 적이 있다.
이탈리아 축구의 ‘리빙레전드’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크는 핵심 공격수인 엘도르 쇼무도르프와 아보스베크 파이줄라예프(이상 바샥셰히르), 빅리그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맨체스터시티) 등이 모두 선발진에 이름을 올렸다.
‘0의 균형’은 전반 6분 만에 깨졌다. 세트피스다. 앞서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상대 수비수 자혼기르 우로조프 손에 맞아 프리킥이 선언됐다. 이강인과 공 앞에 선 뒤 대화를 나눈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서 상대 수비 벽을 제치고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가르는 낮고 빠른 오른발 슛으로 득점했다.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에서 역시 오른발 프리킥으로 차범근 전 감독이 지닌 한국인 최다 A매치 득점(58골·136경)과 타이를 이룬 그는 이날 A매치 151번째 경기에서 59호 골을 성공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썼다.
우즈베크의 반격은 매서웠다. 칸나바로 감독 체제에서 돋보이는 역습을 통해 한국을 위협했다. 전반 13분 도스토벡 함다노프가 뒷공간 패스 때 조현우와 일대일을 맞았는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1분 뒤 파이줄라예프가 다시 왼쪽 뒷공간을 파고들어 위협적인 왼발 슛을 때렸다. 조현우가 쳐냈다.
한국은 수비 시 미들 블록에 숫자를 많이 두고 공수 간격을 좁히며 우즈베크의 역습 줄기를 끊고자 했다. 그러나 우즈베크도 적극적인 압박을 비롯해 연계 플레이가 살아나며 한국 수비 지역을 위협했다.
주춤하던 한국은 전반 26분 이강인과 손흥민이 절묘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우즈베크 수비진을 흔들었다. 4분 뒤엔 황희찬의 전진 패스 때 오세훈이 내준 공을 공격에 가담한 조현택이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상대 수문장 압두보히드 네마토프 쳐냈다.
전반 종반엔 손흥민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황희찬이 중앙으로 옮겨 뛰기도 했다.
우즈베크는 흔들림 없이 지속해서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전반 34분 미드필더 아크말 모즈고보이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골대 대각선으로 침투한 함다노프에게 번뜩이는 침투 패스를 넣었다. 그가 재빠르게 왼발 슛했는데, 조현우가 선방했다.
우즈베크는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공격으로 한국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다행히 더는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는데 상대 압박에 한국의 공격 작업도 여의찮았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 한국은 44%로 우즈베크(56%)에 밀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모레노 감독은 이재성과 이강인을 빼고 황인범, 송민규를 각각 집어넣었다. 우즈베크도 함다노프, 아지즈 가니예프를 빼고 아지즈벡 아모노프, 셰르조드 에사노프를 집어넣었다.
한국은 후반 2분 손흥민이 다시 한 번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했다.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했는데 네마토프가 몸을 던져 저지했다. 전반보다 한국은 좌우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후반 7분엔 조현택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차 올린 공을 오세훈이 노마크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골문 위로 떴다.
우즈베크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1분 쇼무도르프의 오른발 슛이 수비 블록을 맞고 튀어오르자 모즈고보이가 멋진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연결했다. 조현우가 몸을 눕혀 저지했다. 1분 뒤 코너킥 땐 베흐루즈 카리모프의 크로스를 조현택이 걷어냈는데 골대 정면에서 오딜존 함로베코프가 매서운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역시 조현우가 선방으로 돌려세웠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14분 기어코 측면을 두드려 추가골을 뽑아냈다. 황인범의 전진 패스를 받은 송민규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을 오세훈이 골대 정면에서 돌고래처럼 솟아올라 머리로 마무리했다. 그의 A매치 3호 골. 살아난 측면 공격의 결실이었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진입에 실패한 오세훈은 모레노 감독을 통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해 골 맛을 봤다. 그가 A매치에서 득점한 건 2024년 11월14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 예선(3-1 승) 이후 2년여 만이다. 특히 A매치 데뷔골(2024년 10월15일 이라크와 월드컵 3차 예선·3-2 승)을 넣은 장소인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해내 의미가 컸다.
우즈베크는 두 골을 내줬지만 근성을 발휘하며 만회골 사냥에 애썼다. 후반 21분 아마노프가 조현택과 충돌해 머리에 붕대를 감았으나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다. 후반 32분 골대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돌파를 뽐냈다.
한국은 후반 26분 오현규, 정승원, 김봉수, 이동경에 이어 후반 39분엔 골키퍼 구성윤까지 그라운드를 밟는 등 다수 교체 카드를 썼다. 우즈베크도 5명을 나란히 교체하며 실험을 병행했다.
양 팀은 막판까지 온 힘을 다해 겨뤘는데, 더는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국이 안방에서 우즈베크에 두 골 차 완승하며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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