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당장 내년에 공무원 3000명가량이 세종으로 이사를 오고, 2031년까지 1만 명 가까이 내려올 예정이다. 앞서 세종에 자리 잡은 43개 기관 1만 4731명의 3분의 2에 이르는 규모다. 가족까지 더하면 실제 유입 인구는 더 늘어나는 만큼 현지 부동산 시장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현지 공인중개사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시장은 그간 ‘매매 약세, 전월세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이달 첫째 주까지 0.9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2.89%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6주 중 5주가 하락이었다. 반면 전셋값은 올 들어 4.46% 뛰었고, 최근 6주 동안 매주 0.06~0.14%씩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전 결정에 따라 매매와 전세 모두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세시장이 먼저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 공무원들이 곧바로 집을 사기보다 일단 세 들어 살아본 뒤 매수를 결정할 공산이 커서다. 기존 공무원 수요가 몰리는 생활권에 신규 수요까지 겹치면 임대료 상승 압력은 더 세진다.
실거주 유도 정책 등에 따라 전국적으로 전월세 물량이 부족해진 영향은 세종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세종의 한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최근 1년 새 전월세가 많이 올라 전세가가 1억 원까지 뛴 아파트도 있다”며 “월세도 25평형은 60만 원 선에서 75만 원으로, 34평형은 90만 원에서 120만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사와 가까운 쪽은 추가 공급이 없어 경쟁이 심하다”며 “서울에서 공무원들이 더 내려오게 된다면 외곽까지 매물이 마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매시장에는 이전 특수가 침체를 벗어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금 부담이 함께 존재한다. 이 중개사는 “투자용으로 알아보거나 나중에 입주하려고 미리 사두려는 사람이 소수 있지만 아직 조용하다”며 “대출규제, 고분양가 때문에 아직 매매 시장엔 활기가 붙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시티 분양도 관심이 크지 않은 편이다. 34평형 기준 7억 원 수준의 분양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2020년 당시 한 해 만에 아파트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한 사례가 재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세종에 정착한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세종은 작은 도시인데다 공무원들만 있으니 소문이 금방 퍼진다”며 “40만이 되지 않는 인구에서 1만 명이 추가로 내려오는 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정주 여건이다. 일자리만 옮기고 가족은 수도권에 남으면 주택과 생활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교육·교통·의료와 민간 일자리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제도는 2021년 폐지됐고, 부활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수도권과 세종청사를 잇던 통근버스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사라졌다. 이번 이전 대상 기관에서도 자녀 학업 등을 이유로 서울에서 KTX로 출퇴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에서는 이미 가족은 서울에 두고 KTX로 출퇴근하는 흐름도 자리 잡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오송·대전역과 서울·용산역을 오간 승차 인원은 2021년 583만 2000명에서 지난해 1084만 2000명으로 4년 새 85.9% 늘었다. 가족 단위 이주보다 주중에 머무를 청사 인근 소형 오피스텔·원룸 월세 수요가 먼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의 상가 공실률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상가 공실률은 올 2분기 22.8%로 전국 평균(13.4%)을 크게 웃돈다. 지난해 1분기 19.0%에서 높아졌고 올해 1분기 21.5%보다도 악화됐다. 현장 중개사도 “상가는 지난해보다 공실이 10~20% 늘어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사람들이 주말만 되면 서울 집으로 돌아가니 상권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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