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제공=노원구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거래 가뭄’이 현실화하고 있다.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며 절세 급매물이 사라진 데다 정부의 세재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불안감이 깊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가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 매수 자금줄이 말라가는 것도 거래 가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6월 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065건(공공기관 매입 제외)으로 올해 월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급매 거래가 활발했던 4~5월과 비교해 40% 이상 급감한 것은 물론 거래 소강 상태로 평가됐던 1~3월과 비교해도 5~11% 줄어든 수치다.
실거래의 선행지표 성격을 띄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를 보면 이달 거래량은 6월보다도 위축될 전망이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의 6월 토허 신청 건수는 6200건으로 일평균 206.6건에 달했지만 7월은 이날까지 4759건이 신청돼 일평균 176.3건에 그치고 있다. 일평균 기준 14.7%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25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송파구는 6월 한달 351건의 토허 신청이 들어왔지만 이달 27일까지 신청 건수는 242건에 그치고 있다. 하루 평균 약 12건에서 9건으로 23%가량 줄었다. 강남구도 6월에는 일평균 6.9건이 신청됐지만 7월 들어서는 약 5건으로 감소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관악구의 하루평균 신청건수가 7.1건에서 6.5건, 강북구가 5.3건에서 5.1건 줄어든 것과 비해 감소세가 가파르다.
시장에서는 거래 가뭄의 1차 원인으로 세제 개편 불확실성에 따른 관망세를 꼽는다. 정부가 초고가·다주택·비거주 주택에 대해 세제 차등화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도 세제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매수인들의 경우 보유세 부담 정도를 확인한 후에 움직이겠다는 분위기여서 거래가 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의 대출 축소와 금리 인상도 거래 가뭄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은행이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제한하고 주담대 금리 역시 16일 기준금리 인상안(연 2.75%)에 발맞춰 올리자 매수인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한층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5억~6억 원선에서도 대단지 소형아파트 매수가 가능한 노원구와 도봉구, 중랑구 등으로 몰려가는 모습이다. 도봉구 방학동의 입주 40년차 아파트인 신동아1단지(3169가구)는 6월에만 24건, 이달에도 10건 등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3억 원 중반대였던 전용 53.16㎡가 이달 들어 3억 9500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입주 39년차를 맞는 노원구 보람아파트(3315가구) 역시 6월 22건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연초 5억 원 초반이던 54.59㎡가 이달 6억 원까지 올랐다.
거래 위축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7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올해 누적 6.03% 올랐다. 현장에서는 가격은 꺾이지 않고 거래만 위축되면 전월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토지거래허가 규제로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고, 세입자들이 갱신권을 쓰면서 나가지 않으려고 하면서 갈등이 반복되자 집을 팔기 위해 전세 계약 종료 후 아예 몇 개월째 비워놓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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