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코스닥에 입성한 세미파이브가 상장 첫 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AI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의 구조적 성장이 실적으로 직결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미파이브(대표 조명현)는 17일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79억원, 신규 수주 55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202억원) 대비 매출이 137% 급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ASIC 개발·양산·IP 3개 사업 부문이 동반 약진한 결과다.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당시 2026년 흑자 전환을 공언했으며, 증권신고서에 2026년 예상 매출 2690억원 가운데 38.1%인 1026억원이 양산 매출에서 발생할 것으로 제시한 바 있다. 1분기 매출만 479억원으로 연간 가이던스의 17.8%를 1분기에 달성한 셈이다.
세미파이브 반도체 라인업.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ASIC 개발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배 이상 성장한 280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부터 공을 들여온 북미·일본 중심의 해외 수주가 본격적으로 실적으로 반영된 덕분이다.
작년 1분기만 해도 국내 매출 중심이었지만 이번 분기에는 해외 비중이 전체 개발 매출의 6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AI ASIC에 쓰이는 2·4nm 선단 공정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수익 프로젝트 편중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SEDEX 2025 세미파이브 부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양산 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가 나왔다. 1분기 단 세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양산 수주액의 74%에 해당하는 신규 물량을 확보했다. 설립 초기부터 진행해온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실제 양산으로 전환되며 반복 매출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IP 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자회사 아날로그비츠(Analog Bits)의 저전력 혼합 신호 IP가 2·3nm 선단 공정에서 필수 소재로 부각되며 글로벌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세미파이브는 올해 들어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2월 미국 니오비움마이크로시스템즈와 완전동형암호(FHE) 하드웨어 가속기 설계 계약(약 99억원)을 맺었고, 이달 초에는 중국 ICY테크와 삼성 8nm 기반 eM램 테이프아웃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유럽 비전AI 기업으로부터 8nm 기반 3D-IC 엣지 디바이스용 반도체 설계를 턴키로 수주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글로벌 고부가가치 AI 반도체 시장에서 최선단 공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누적 개발 프로젝트들의 본격 양산 전환이 이번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