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구의 달 기념 한정판 패키지 디자인이 적용된 풀무원USA 식물성 지향 주요 제품. (사진=풀무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K-푸드 수출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라면 중심에서 벗어나 만두·두부·김치·소스·냉동식품 등으로 품목도 다양해졌다. 현지 유통망 확대와 비건·간편식 트렌드가 맞물리며 K-푸드는 주류 식품으로 빠르게 편입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25%) 적용 이후에도 K-푸드의 대미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APEC 회의 이후 관세가 15%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장벽 속에서도 성장 흐름이 이어졌다. 관세 시행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19억4825만달러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품목별로도 고른 성장세가 나타났다. 라면(11.0%)을 비롯해 아이스크림(28.6%), 홍삼(23.2%), 떡볶이 등 쌀가공식품(14.0%)이 증가했고, 과자와 소스류도 성장세를 보였다. 특정 제품이 아닌 다양한 식품군이 동시에 확대되며 미국 시장의 흡수력을 보여준다.
미국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유통과 소비 환경 변화가 있다. 과거 한인마트 중심이던 K푸드는 이제 월마트·코스트코·타겟·크로거 등 주요 유통 채널 약 1만5000개 매장으로 확대되며 대중 소비재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미국에선 인플레이션으로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정식 수요가 늘었고, 간편식을 앞세운 K푸드가 외식 대체재로 소비되고 있다. 여기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두부와 김치 등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 식단 가이드라인에 두부와 김치가 포함되며 시장 신뢰도까지 확보됐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 시장에서 11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식물성 식품 성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해외 매출의 약 70%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풀무원의 미국 두부 매출은 2024년 기준 2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1년 이후 매년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을 강화한 '하이 프로테인 두부' 제품군이 빠르게 성장하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생산 기반 강화도 진행 중이다. 최근 증설이 완료된 매사추세츠주 아이어 두부 공장은 약 1만8580㎡ 규모로, 하루 최대 181톤(약 210만 인분)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단일 두부 공장으로 운영된다. 시간당 생산량도 기존 4000모에서 9000모로 늘었고, 연간 생산량은 1억모를 넘어선다. 여기에 서부 풀러튼 공장 순두부 라인 확장도 예정돼 있다.
사업 영역 확장도 병행되고 있다. 풀무원은 두부와 김치를 중심으로 두유면, 야키소바, 마늘&허브랩 등 현지화 제품을 확대하는 한편, 최근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를 통해 'Pulmuone FNC U.S.A'를 설립하고 위탁급식 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외에도 학교 급식과 헬시 레스토랑 등 신규 유통 채널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KCON LA 2025 비비고 부스 전경 모습.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인수합병과 생산 거점 확장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약 2조원에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배력을 높였고, 이를 통해 현지 유통망과 생산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했다. 슈완스는 지난해 매출 4조9132억원, 순이익 2267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피자와 디저트 등 냉동 식품군이 성장하고 있다. 비비고 제품은 미국 약 6만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만두는 B2C 시장 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코스트코 중심 유통을 넘어 '미국의 다이소'로 불리는 초저가 잡화점 'Dollar Tree'에도 입점하며 소비층을 확대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돼지고기&야채 만두'는 3달러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냉동식품 코너에서 높은 가성비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돼지고기·두부·채소를 조합해 한 끼 식사뿐 아니라 애피타이저나 수프 토핑으로도 활용 가능한 점이 현지 소비자 리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은 향후 북미 시장 확대의 핵심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 5조924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국내 식품 사업을 넘어섰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도 역대급 수출 실적을 쓰며 관련 기업들의 미국 매출이 급증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라면을 제외하면 과자류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내 조미김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원F&B는 양반김을 포함한 양반 브랜드 등 한국적인 제품과 참치 등 수산물 가공품을 내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지난해 BTS 진과 함께한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결과 미국 수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김치는 발효식품과 건강식 트렌드 확산에 힘입어 미국 내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지 슈퍼마켓과 아시안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는 가운데, 대상은 '종가' 김치와 고추장, 불고기 소스 등 한식 제품군을 함께 선보이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GC는 북미 지역에 40여개 정관장 매장을 운영하고, 코스트코·월마트와 함께 아마존·아이허브 등 온라인 채널에도 입점해 접근성을 높였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쓴맛을 줄이고 '에너지·면역·피로 회복' 등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홍삼 음료인 '홍삼원'이 인기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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