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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계 100대 초고층 절반이 ‘복합용도’…랜드마크 새 공식은 ‘직주락’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100개 가운데 50개는 주거·업무·숙박 기능을 한 건물에 담은 복합용도 건축물이다. 글로벌 랜드마크의 기준이 초고층이라는 상징성에서 일하고(職) 거주하며(住) 여가를 즐기는(樂) ‘직주락’형 복합개발로 넓어지고 있다.

세계 100대 초고층 절반이 ‘복합용도’…랜드마크 새 공식은 ‘직주락’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100개 가운데 50개는 주거·업무·숙박 기능을 한 건물에 담은 복합용도 건축물이다. 글로벌 랜드마크의 기준이 초고층이라는 상징성에서 일하고(職) 거주하며(住) 여가를 즐기는(樂) ‘직주락’형 복합개발로 넓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기업과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에 대형 오피스와 고급 호텔 등 도시 기능이 여전히 부족해, 이를 채울 복합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세계 100대 빌딩 가운데 복합용도 건축물은 50개다. 오피스 단일 용도는 37개였고 주거 단일(10개)과 호텔 단일(3개)이 뒤를 이었다. 복합용도는 2017년 이후 이 집단에서 줄곧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TBUH는 2025년 보고서에서 오피스 공실률이 오르면서 높이 200m 미만의 기존 건물도 주거·호텔·복합용도로 바뀌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도시계획 제도도 복합개발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은 국가전략특별구역을 통해 도쿄 도심의 고밀·복합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 8월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 등 공간혁신구역 제도를 시행해 복합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 11월 문을 연 도쿄 아자부다이힐스는 연면적 86만1700㎡ 규모로, 오피스와 주거시설, 호텔, 점포 등이 들어섰다. 최고 330m 높이인 모리JP타워 상부에는 아만 레지던스 도쿄가 자리했다. 옆 동 저층부에는 아만의 신규 브랜드 ‘자누 도쿄’가 세계 최초로 개장했다. 국제학교와 예방의료센터까지 갖추면서 근무 인구 2만 명, 거주 인구 3500명 규모의 생활권이 형성됐다. 연간 방문객 목표는 3000만 명이다. 인근 도라노몬힐스와 롯폰기힐스에는 구글과 텐센트, 월트디즈니가 입주해 있다.

영국 런던의 배터시 화력발전소는 1983년 가동을 멈춘 뒤 방치됐다가 2022년 복합공간으로 재개장했다. 외관은 보존하고 내부를 6층 규모로 개조했으며, 보일러실 자리에는 애플 영국 본사가 들어섰다. 주변에는 고급 주거와 호텔, 오피스가 함께 조성됐다. 개관 후 2년 동안 방문객은 2200만 명을 넘었고, 입점 상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다.

방치된 철도 부지였던 런던 킹스크로스도 주거·업무·리테일 시설을 갖춘 지역으로 재편됐다. 구글 영국 본사와 메타, 부킹닷컴, 세인트마틴 예술대학이 이곳에 입주했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는 철도 차량기지 상부 11만여㎡에 250억달러를 투입해 16개 타워를 세웠다. 오피스와 주거, 호텔에 더해 공연예술센터 ‘더 셰드’가 함께 배치됐다.

서울시도 고밀·복합개발을 제도로 뒷받침하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시내 역세권 325곳 전체를 일자리와 주거, 문화·여가가 결합한 공간으로 바꾸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일반상업지역 기준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한다.

가장 큰 사업은 용산국제업무지구다. 국제업무존에는 프라임 오피스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시설, 호텔이 들어서고 업무지원존에는 주거·교육·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업무와 주거, 여가를 걸어서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업무존은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올려 용적률을 최대 1700%까지 부여한다.

성수에서는 복합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무신사와 SM엔터테인먼트가 이미 자리를 잡았고, 현대오토에버와 G마켓은 사옥 이전을 예고했다. 크래프톤도 대규모 업무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성동구가 한양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분석에 따르면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2014년보다 약 33조3000억원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지출액은 2018년 133억원에서 2024년 1989억원으로 약 15배가 됐다.

수요는 늘었지만 이를 소화할 대형 업무·숙박시설은 부족하다. 성수를 대표할 대형 오피스는 지상 33층, 연면적 약 11만㎡ 규모의 디타워 서울포레스트가 사실상 유일하다. 서울시 ‘관광호텔 등록현황’에 따르면 성동구 관광호텔은 7곳, 220실이며 5성급은 한 곳도 없다. 강남구가 5성급 호텔 객실 2216실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

공백을 메우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성수동1가 옛 삼표레미콘 부지의 복합용지 개발사업 건축심의안을 통과시켰다. 지상 81층 주거동과 53층 업무복합동에 공동주택 403가구와 오피스텔 61실, 호텔 130실이 들어서고 업무·상업·문화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삼표글로벌랜드마크(SGL) 사업이다. 성수에 부족했던 대형 오피스와 고급 숙박 기능을 사업 하나로 채우는 구조다. 저층부에는 시민에게 개방하는 공유공간을 두고, 서울숲과 한강, 응봉산을 잇는 보행·녹지축을 만든다. 2027년 착공해 2032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랜드마크는 초고층의 상징성에 주거와 업무, 숙박,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업과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에 대규모 오피스와 고급 숙박, 주거 기능이 더해지면 SGL이 성수를 대표하는 직주락형 복합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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