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십시일반 2억 기금…‘후배 사랑’ 꽃피다
금호중앙여고 총동문회 장학회 출범…교사 구축 장학회 연계 지원
반세기 넘게 바자회 등 열어 마련…“학교서 받은 은혜 후배에게”
2026년 10월 25일(일) 20:10
금호중앙여고 총동문회 회원들이 지난 24일 교내 죽호관에서 장학기금 2억원의 운영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호중앙여고 제공>
“학교에서 받은 사랑과 선생님들의 은혜를 후배들에게 이어주고 싶습니다. 후배들도 또 다른 후배를 키우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광주 금호중앙여고 총동창회가 후배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2억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동문들이 바자회와 일일찻집을 열고 크고 작은 후원금을 보태며 십시일반 모은 돈이다.
금호중앙여고 총동문회는 지난 24일 교내 죽호관에서 학교와 ‘금호중앙여고총동문회장학회’ 설립을 위한 장학금 운영 협약을 맺었다. 교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기존 장학회 안에 총동창회 기금을 별도 계정으로 두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최희진 총동문회장은 “그저 모여서 추억을 즐기는 데 그치지 말고 후배들을 키우는 모임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이었다”며 “여성 인재를 키우자는 뜻에 동문들이 마음을 모아줬다”고 말했다.
동문들의 후배 사랑은 1967년 총동창회가 첫발을 뗀 때부터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학생 5명에게 상·하반기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후배들의 학업을 도왔다. 2013년부터는 장학기금을 조성해 보다 지속적으로 후배들을 돕자는 구상이 나왔다. 이후 2018년에는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기금 조성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동문들이 후원도 하고 바자회와 일일찻집도 열었다”며 “크고 작은 정성을 알뜰살뜰 모아 2억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뜻을 실현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코로나19로 모임이 멈춰 섰고, 기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필요했다. 기금을 더 불리자는 의견부터 동창회관을 마련하자는 제안까지 여러 생각이 오갔지만 후배들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데 쓰자는 마음만큼은 같았다. 동문들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장학회 설립을 결의하고, 이번 협약으로 지속적인 장학 지원의 토대를 마련했다. 장학기금은 총동문회가 관리·운용하며, 매년 기금 운용에 따른 이자를 재원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최 회장이 기억하는 모교는 학생들의 손길로 함께 가꿔온 공간이다. 1960년 문을 연 학교에서 초창기 선배들은 벽돌을 날랐고, 9회 졸업생인 최 회장 역시 운동장에 롤러를 굴리던 기억이 남아 있다.
“딸들을 공부시키는 데 소극적이던 시절에도 학교에 와서 배울 수 있었다는 데 선배들의 감사가 크죠. 직접 학교를 가꾸던 기억까지 더해져 모교에 대한 정이 남다른 것 같아요.”
함께 누렸던 문화적 경험도 동문들을 잇는 끈이 됐다. 학창 시절 교내 음악제와 연례 음악회에서 쌓은 추억은 졸업 후에도 이어졌다. 동문들이 꾸린 ‘중앙 레이디스 앙상블’에는 1회부터 51회 졸업생까지 함께한 적도 있다. 반세기 차이의 선후배가 같은 무대에서 화음을 맞춘 것이다.
최 회장은 “엄마와 자식 같은 나이 차이여도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끈끈함으로 함께했다”며 “학교에서 누렸던 음악에 대한 추억이 남아 지금도 모여 배우고 연주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37회 졸업생인 김하나 작가가 제작한 조형작품 ‘Dream’의 열림식도 진행됐다. ‘Reflection’ 연작인 이 작품은 하트 위에 앉은 소녀가 반짝이는 구슬을 높이 들어 올린 모습이다. 선배의 사랑과 후배의 꿈이 서로를 비추며 함께 빛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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