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
2026년 6·3 지방선거
선관위 개혁용 ‘원포인트 개헌’ 재부상했지만…여야 동상이몽
중앙일보
지난 12일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제3차 위원회의'에서 조현욱 위원장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헌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다. 헌법상 기관인 선관위를 제대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을 넘어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각론에서는 여야 간 이견이 적잖다.
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선관위의 구조와 틀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한 개헌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4부 요인을 만난 자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법률을 고치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국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이 ‘국민 참정권 수호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TF(참정권 수호 TF)’를 설치해 당 차원 대응을 준비 중이다. 10일 TF 출범식에서 단장인 송기헌 의원이 “공직선거법과 선관위법을 비롯해 헌법까지도 관련한 모든 법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가능한 것은 법률 개정으로 먼저 하고, 불가피한 부분을 개헌으로 추후 보완하자는 게 현재 TF 내부 기류다. TF에서는 선관위법 개정 사항인 ▶중앙선관위원장 대법관 겸직 해제와 상임직 전환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1인 증원 등을 최우선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TF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현행 헌법에 따라 선관위 안에 감시기구를 만들고 국회 보고를 받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논의 결과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개헌을 해야 한다”며 “이미 개헌이 한차례 좌절된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표결과 50개 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야권에서는 ‘개헌을 통해 검찰 해체 수준으로 선관위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관위 인적 구성을 갈아엎는 한편, 상설 감시기구도 헌법에 명시하자는 것이다. 13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선관위는 해체 수준의 대수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많은 국민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훼손된 참정권, 공정에 대한 분노, 절차적 정의에 대한 배신 등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헌법에 보장된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제외하고 인적 구성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헌법에 규정된 ‘파면 제한’ 규정을 수정해 선관위원 파면 사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선관위원 교체는 개헌 이전에 선행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기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당장 물러나야 할 사람은 바로 실질적 실권자 위철환 상임위원”이라며 “(위 상임위원은) 민주당 윤리심판원장까지 지낸 친이재명계 노골적인 편향 인사”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고의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적 쇄신부터 시작해 전반적인 예산, 인사 시스템을 견제 감독받는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태극기를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
구체적 방법론에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야가 개헌이라는 큰 산을 함께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양당 원내지도부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협상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2030 청년들의 분노 확산을 무마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당내 TF부터 만들고 나섰다”며 “일 추진에 순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국민의힘 주장이 다 맞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16일 TF 2차 회의와 17일 토론회를 통해 공론화부터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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