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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새판 짜는 창원 버스 준공영제, 5년간 4000억 썼다

창원시와 창원시내버스협의회가 5년간 40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협상에 나선다. 오는 31일 첫 협약 만료를 앞두고 내달 1일부터 새로운 협약을 시행해야 해서다.

새판 짜는 창원 버스 준공영제, 5년간 4000억 썼다

9월 1일 시행 협약서 갱신 앞둬

재정 부담, 불친절 민원 여전해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 개선 과제

창원시와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준공영제 재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창원시민이 지난달 31일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창원시와 창원시내버스협의회가 5년간 40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협상에 나선다. 오는 31일 첫 협약 만료를 앞두고 내달 1일부터 새로운 협약을 시행해야 해서다. 준공영제는 버스 운행 안정화와 종사자 처우 개선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연간 재정지원금이 1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앞으로도 막대한 세금을 투입할 만큼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지,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재협상 핵심 과제다.

전반적인 서비스 개선

창원시는 내달 1일부터 적용할 시내버스 준공영제 협약을 갱신하고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연구용역과 성과평가, 시민만족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창원시내버스협의회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준공영제는 시가 노선과 운행체계를 관리하고 버스업체는 차량·인력 운영을 맡는 대신 운송 적자를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식이다. 시는 2021년 9월부터 지역 9개 버스업체를 대상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136개 노선에 종사자 1771명이 운행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스업체 권한은 창원시내버스협의회가 위임받아 행사하고 있다.

준공영제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대중교통 서비스 안정화다. 과거에는 버스업체 경영난이나 노사 갈등이 발생하면 시민이 직접 불편을 겪어야 했지만, 준공영제 도입 이후 시가 노선 운영과 재정 지원을 맡으면서 대중교통 공공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가 올해 초 발표한 ‘2025년 경남 시내버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창원지역 응답자의 12.5%는 “매우 좋아졌다”, 44.7%는 “조금 좋아졌다”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준공영제 도입 이후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협의회는 안전운행과 쾌적성, 편리성 등 전반적인 만족도가 2018년과 2022년 조사 때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창원 준공영제 도입 후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여부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도 성과로 꼽힌다. 운수업계는 임금 체계가 안정되면서 운전 인력 확보에 도움이 됐고, 근무 여건도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본다.

이용객도 증가했다. 창원 시내버스 이용객은 2021년 6332만여 명에서 2024년 7022만5000여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6990만 명 수준을 유지했다.

1000억 원 투입…시민 체감 과제

하지만 준공영제가 시민 체감 서비스까지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출퇴근 시간 혼잡 문제와 배차 간격 불만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 운전기사 불친절과 난폭운전 관련 민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청 대중교통 민원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여러 건의 불편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창원시는 이번 협약 갱신 과정에서 버스기사 불친절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파업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교통수단 다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창원시 재정부담금은 2021년 653억 4900만 원에서 지난해 937억 4500만 원으로 43% 증가했다. 운송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3%에서 지난해 69%로 높아졌다.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15.1%였다. 준공영제 특성상 재정지원금 상당 부분이 종사자 임금과 안전운행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용객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연간 1000억 원에 가까운 재정 투입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수준이 충분한지 고민이 있다”며 “결국 세금을 들인 만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재정부담금 대부분이 인건비여서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성과와 문제점을 종합 평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9월 1일부터 시행한 ‘창원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협약서’. /창원시

창원시내버스협의회 관계자는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 등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협약 갱신 논의도 함께 이뤄지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사업자 넘어 시민 참여로”

지역에서는 단순한 협약 갱신을 넘어 운영체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지난 3월 마산YMCA 시민토론회에서 비수익 노선은 공영 방식으로, 수익 노선은 민영 방식으로 운영하는 공영제·민영제 혼합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는 준공영제 개선 논의 과정에서 공청회와 토론회, 설명회 등을 열어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5월 발표한 ‘전국 버스 운영실태 및 준공영제 개선방안’에서 시민 참여형 버스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행정과 사업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교통약자, 노동자,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운영비용, 민원 현황 등을 시민에게 공개해 준공영제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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