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 코앞에도 양극화 심화]
반도체 영업익 전망 한달새 66%↑
23만 전자·145만 닉스 신고가 경신
전력기기·전선·증권주 등도 강세
5% 이상 오른 종목은 88개 달해
온기 일부업종 집중…건설 등 약세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8.12포인트(5.12%) 상승한 6936.99에 거래를 마치며 ‘칠천피’ 돌파를 코앞에 뒀다. 권욱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6800·6900선을 잇달아 돌파하며 ‘칠천피’ 시대를 코앞에 뒀다. 외국인·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5% 넘게 치솟은 가운데 견조한 반도체 업황을 발판으로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1000조’ 상장사에 이름을 올렸다. 전력 기기와 증권주 등으로도 열기가 확산되며 지수 급등을 뒷받침했지만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며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38.12포인트(5.12%) 오른 6936.99에 거래를 마치며 5%, 10% 이상 급등한 종목은 각각 88개, 28개 쏟아졌다. 1일 노동절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한 뉴욕 증시발 호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 상승과 함께 시장의 대형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2390조 5401억 원)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42.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기록한 41.2%를 넘어선 수치로 지난해 1월 2일의 22.6%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다만 코스피의 상승 종목 수는 392개로 오히려 하락 종목(476개)이 더 많았다. 지수 상승의 온기가 일부 업종에 집중되며 시장 전반의 체감 온도는 제한적인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17.62%), 증권(10.06%), 전기전자(7.70%) 등이 오른 반면 재건 기대를 안고 상승했던 건설(-3.99%) 외에 오락·문화(-1.38%) 등은 내렸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의 차익 실현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개인이 4조 7904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3조 184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각각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일일 순매도·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2월과 3월 고환율 영향으로 ‘팔자’ 모드였다가 4월(1조 1283억 원)에 이어 5월 출발도 강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기관 역시 이날 1조 9353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의 거센 매수세와 함께 반도체 중심의 실적 상향이 급등장을 주도했다. 실제로 올해 국내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은 최근 한 달 동안 무려 66%가량 높아졌다. 이정민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전략부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 등 ‘빅3’가 지수를 230포인트 넘게 끌어올렸다”며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7.1배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 최고치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12.52% 급등한 144만 7000원을 기록했다. 시총 1031조 2803억 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 시총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는 동반 상승 흐름을 타고 17.84% 오른 99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쳐 황제주(주당 100만 원 이상 종목) 반열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5.44% 급등한 23만 2500원으로 증시의 핵심 축 역할을 이어갔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 가격 급등을 근거로 투자 의견 ‘매수’를 넘어 ‘강력 매수’를 제시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증권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증권(28.28%)은 이날부터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외국인 통합 계좌 서비스를 정식 개통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유입 기대감이 가시화됐고 장중 상한가를 터치했다. 이 외에도 한국금융지주(9.17%), 미래에셋증권(8.49%), NH투자증권(8.32%), 키움증권(6.16%) 등 주요 증권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했다.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강세를 보인 전력 기기 및 전선주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산일전기(25.38%), 일진전기(17.63%), 삼성전기(10.34%), 효성중공업(8.08%) 등 주요 종목들이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 기대감을 업고 가파르게 올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혜가 AI 인프라 관련 업종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국내 증시의 역사를 비춰봤을 때 시장이 신고가를 쓸 때는 항상 주도주가 중심에 있었다”며 “글로벌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밸류체인에 속하는 기업들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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