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과급 문제로 파업 기로
대만 TSMC “우리도 파업할 때”
해외 IT 커뮤니티서도 찬반 공방
‘AI 이익 분배’ 글로벌 논의 촉발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쏘아올린 대규모 성과급 지급 이슈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거쳐 해외 빅테크 진영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업 내부 처우 문제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의 과실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가’라는 글로벌 논의를 촉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해 “AI 붐의 이익을 누가 나눠 가져야 하는가가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이번 분쟁을 노사 관계의 잠재적인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번 사태를 “AI로 창출된 부에 대한 재분배 논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노사가 성과 보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2차 조정을 진행한다. 협상 결렬 시 카카오의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 20일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모두 가결됐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경영진에게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직원들에게는 불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제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산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구성원 사이 고용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분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 경제매체 자유재경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 직원들 간에 ‘성과급 삭감설’이 번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성과급 삭감 폭이 15%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지 언론들은 TSMC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신규 반도체 공장 12곳 건설을 추진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점을 성과급 축소설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다만 현재까지 TSMC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TSMC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를 따라 “우리도 파업해야 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종료일을 거론하며 “27일에 진짜 판가름이 난다” “파업을 추진하면 불법인가” 등 단체행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직원은 “매일 쉴 새 없이 일하는데 결국 주주들을 위해 보너스를 줄이려 한다”며 “평일 저녁과 주말엔 팀스(업무용 플랫폼)가 자동으로 꺼지게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IT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K-성과급’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노조 결성 시도를 번번이 거부해 온 미국 기술 노동자들은 AI에 급여를 빼앗겨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아마존이 배송 사업을 한다고 제프 베이조스와 주주들이 직접 물건을 포장하는 건 아니듯 돈을 벌어다주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반도체 가격 하락 전 최대한 이익을 짜내야 한다” “AI 시대의 ‘횡재’는 기업이 제공한 인프라, 설비 투자 덕에 가능한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과도한 성과급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돼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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