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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노사'→'노노' 확대···분사, 답이 될까?

한화그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크·라이프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한화는 분할에 대해 "각... 분할된 테크·라이프 부문에는 로봇과 보안 센서, 반도체 장비 등 미래 신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노사'→'노노' 확대···분사, 답이 될까?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둘러싼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에 '노노 갈등'이 더해지면서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사측 역시 회사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성과급 제도 개선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분사 필요성도 제기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과반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노조)에는 최근 비(非)반도체 노조원의 탈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반도체 부문 조합원만 챙기고 있다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최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하루 100건이 안 되던 탈퇴 신청 건수는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고 29일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9시 기준 조합원 수는 7만4675명으로 여전히 과반을 넘기고 있지만, 내부에서 파열음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 게시판이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노조가 DS부문 조합원 이해관계만 우선시 하면서 다른 부문 조합원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은 성과급 제도 개선 노사 협상 당시 삼성전자 사측의 주장과 통한다. 당시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성과급 상한선도 폐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다른 부문과의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장인 평택캠퍼스(위), SK하이닉스의 이천 반도체 공장. (사진=각사)

◇ SK하이닉스는 되고, 삼성전자는 안된 이유?···"사업부가 많다" =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3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9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DS부문 영업이익은 93.8%인 53조7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사업부별로 성과급을 나누게 된다면 메모리 사업부에 성과급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은 이전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메모리 사업부의 강세에 비하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파운드리 사업은 적자폭을 크게 줄였으나 올해 연간 흑자전환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성과급 제도 개선에 따른 수혜는 사실상 메모리 사업부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실적에 따른 보상'이라는 점에서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다양한 사업부가 모인 삼성전자 내에서는 타 사업부의 상대적 박탈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전문 기업이면서 지난해 3월에는 CMOS 이미지센서(CIS) 사업에서 철수하고 그 역량을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시켰다. 이 때문에 성과급 제도 개선과 상한선 폐지를 추진해도 회사 내에서 반발이 크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들까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 사업에서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리더십 교체와 사업재편 등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마이크로RGB TV. (사진=삼성전자)

◇ 커지는 성과급 갈등···'분사'는 답이 될까? =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노사'에서 '노노'로 확대되면서 분사의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처럼 반도체 사업이 폭발적인 실적을 낸다면 투자나 복지 등 우선순위에서 완제품을 담당하는 DX부문이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다"라며 "세트 사업을 내려놓을 게 아니라면 분사를 통한 경쟁력 제고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사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회사 전체의 역량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과가 미흡한 DX부문은 성과급뿐 아니라 시설투자, 연구개발 등에서도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가전과 TV 사업을 철수하고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역량 집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DX부문이 반도체에 밀려 후순위가 될 조짐을 보인 만큼 분사를 통한 경쟁력 제고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례로 한화그룹의 경우 조선, 방산에 투자 역량이 집중되면서 로봇, 반도체 장비 등 미래 신사업이 후순위로 밀렸다. 한화그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테크·라이프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한화는 분할에 대해 "각 사업군의 특성과 환경에 적합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업 체계를 구축해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된 테크·라이프 부문에는 로봇과 보안 센서, 반도체 장비 등 미래 신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분사, 관심없다"···환경 급변한 지금은?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4년 외신과 인터뷰에서 파운드리 사업 분사설과 관련해 "사업을 키우려는 열망이 크다. 분사에는 관심없다"라고 밝혔다. 당시 파운드리 사업에 누적적자가 커지면서 업계 일각에서 분사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이에 대해 답을 한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최근 노조가 예고한 파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 이후 노사 갈등이 자칫 삼성 전반의 리스크가 될 우려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노사 갈등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분사'가 검토될 수 있다.

특히 이재용 회장과 삼성 일가는 최근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유산에 따른 상속세 12조원을 5년만에 완납했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법원 공탁도 마무리하면서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이재용 회장은 본격적으로 '뉴 삼성'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분사가 이뤄지기까지는 절차가 복잡하기도 하고, 지나친 조치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성과급에서 비롯된 '노사', '노노' 갈등이 이어지면서 회사의 발목을 잡는다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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