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설비 보호 위한 선제적 조치
파격적 보상안에도 노조 강경 투쟁
생산 차질 시 거시경제 타격 우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024년 5월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파업을 앞두고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불법적인 파업으로 촉발될 수 있는 대형 안전사고와 대규모 생산 차질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1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한 쟁의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메모리사업부 기준 평균 5억 4000만 원 상당의 성과급(기준 평균 연봉의 600%)을 보장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요구하며 다음 달 21일 파업 돌입을 예고했는데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파업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노조 집행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8일간 파업 시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파업 불참자를 색출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합법적인 단체행동권은 존중하되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 불법행위는 철저히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 등 4가지 위법 행위를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반도체 공정은 유독성 가스와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해 배기 및 방재 시설 가동이 중단될 경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설비 전원이 차단되면 공정 중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며 원상복구에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돼 막대한 물적 피해가 발생한다.
업계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올 3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328억 3000만 달러로 한국 전체 수출의 38.1%를 차지한다. 업계 추산대로 5조~10조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대 2조 5000억 원의 법인세가 감소해 국가 재정 운용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기 속에서 생산 차질은 고객사 이탈과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등 핵심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이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은 기업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라인 중단은 1·2차 협력사들의 경영난과 평택 등 지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극단적 방식보다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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