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임금 교섭 과정에서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책정하면서 내년 1인당 3억원 이상 지급이 예상되자, 더 높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13일자 <조선비즈> 단독 보도와 업계, 조합원 간 공유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최근 임금 교섭에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산정한 구체적인 지급 규모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4억5000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는 3억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능통한 관계자는 노조 측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메모리의 3분의 2 수준인 3억원 정도는 받아야 비메모리 노조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책정하면서 내년 1인당 3억원 이상 지급이 예상되자, 이에 대응해 더 높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명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며 영업이익 20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단순 추산할 경우 DS부문 임직원이 가져갈 성과급 총액은 40조원을 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 설비투자액인 47조5000억원에 맞먹는 수준으로, 사실상 1년 치 반도체 시설 투자금에 가까운 규모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DS부문 쏠림 현상이 부서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임직원 간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5만명이 넘는 DX부문 임직원을 사실상 소외시키면서 내부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DX부문 조합원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등 노노(勞勞)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공개한 가입 현황에 따르면 DS부문 조합원은 5만13174명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한다. DS부문 내 가입률은 68% 수준이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가입률이 73.5%(1만9284명)에 달해 이번 ‘4억5000만원 요구’의 핵심 지지 기반이 되고 있다. 반면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부문 임직원의 가입 비중은 21.1%이며, DX부문 내 가입률은 29.4%에 그쳤다.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에서 쟁의 행위가 가결될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원 10명 중 7명이 반도체 인력인 상황에서 3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경우 사실상 ‘셧다운’에 필적하는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이는 6세대 HBM4 양산을 공식화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전례 없는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업부에는 특별 포상을 하겠다”며 “중요한 시기인 만큼 무엇보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밝혔다.
더퍼블릭 /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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