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용 경쟁력·공급망 안정성 동시 확보 요충지
FC-BGA, 일본·대만 업체 시장점유율 70% 차지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수요 증가에 대응해 베트남을 반도체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거점으로 확대한다. 사진은 삼성전기 수원캠퍼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승주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수요 증가에 대응해 베트남을 반도체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거점으로 확대한다. 베트남은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함께 무역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FC-BGA 후발주자로서 점유율 확보는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 진출 이후 삼성 계열사의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은 베트남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삼성 계열사의 공급망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협력사가 들어오면서 생태계를 형성, 범위가 확장됐다.
삼성전기는 2013년에 베트남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이는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부품 조달, 비용 절감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베트남 이원화 체제를 유지해 왔다.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베트남이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베트남 FTA 적용으로 무역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서버 데이터센터용 FC-BGA의 수요가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기의 FC-BGA. [사진=삼성전기]
AI 데이터센터 증설 속 반도체 기판 중요성 부각
최근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FC-BGA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FC-BGA 수요가 생산능력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서버 데이터센터용 FC-BGA의 수요가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다”고 밝혔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징에 활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일종이다. 인공지능 서버,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일반 기판보다 성능과 열 제어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는 FC-BGA 시장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2020년대 들어 FC-BGA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22년 베트남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생산량을 늘려나갔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속 패키지솔루션 부문 생산 증가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 11조3145억원, 영업이익 91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남겼다. 그 가운데, FC-BGA가 속한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역시 지난해 매출 2조30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조346억원) 대비 12% 넘게 상승한 수치다. 삼성전기 매출의 20%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은 1352억원을 남겼다.
회사 측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패키지기판을 생산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글로벌 완제품 기준은 생산 실적은 최근 3년간 매년 증가했다. 2023년 458개, 2024년 509개, 2025년 565개로 늘었다. 생산능력은 810개로, 지난해 기준 가동률은 70%에 달했다.
또한, 반도체패키지기판의 평균 판매 가격은 2024년 대비 4.1% 상승했다. 원재료 상승 속 수익성 방어 차원이었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의 원재료 중 동박적층판(CCL), 폴리프로필렌(PP)의 평균 매입단가가 18.7%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이후 FC BGA에서 평균공급단가 상향으로 추가적인 이익 상향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FC-BGA 후발주자로서 시장 내 점유율 확대는 과제
다만, 후발주자로서 해외 기업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세계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나란히 시장점유율 1·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대만 업체가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역시 후발주자로서 생산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사업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 추이는 최근 3년간 15%에서 16%를 오가는 데 그쳤다. 업종 특성상 제조 설비와 검사 장비 등 설비투자 장벽이 높고, 한 번 장기계약을 맺은 후 관계를 이어가는 락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한편, 삼성전기 관계자는 베트남 내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와 관련해 “해당 사안은 외신 보도로 전해졌다”면서 “규모와 기간 등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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