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기능이 하나의 서비스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핵심 경쟁력입니다.”
구자성 삼성증권 디지털플랫폼 담당이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증권
증권사 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능과 상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무료 수수료 정책 확산과 아예 디지털 기반 증권사까지 등장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구자성 삼성증권 디지털플랫폼 담당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의 승부처가 ‘기능’에서 ‘경험’, 나아가 ‘일관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객은 더 이상 기능의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투자 전 과정에서 얼마나 끊김 없이 이어지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보고 플랫폼을 선택한다는 분석이다.
구 담당은 “이제는 무엇을 제공하느냐보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일관된 사용자 경험(UX)이 곧 고객 신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 담당을 맡은 지 이제 4개월째인 그는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기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 담당은 “고객은 결국 완성도와 경험으로 플랫폼을 선택한다”며 “서로 다른 기능들이 하나의 서비스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구자성 담당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말 디지털플랫폼 담당으로 부임했다.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홈페이지 등 대고객 채널 중심의 서비스 기획과 개선, 신규 서비스 설계 등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보전략팀장으로 IT 인프라와 비용 관리 업무를 맡았지만 이제는 대고객 채널 중심으로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초부터 고객의 소리(VOC)를 기반으로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요즘 고객들은 VOC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데, 대부분 ‘불편함’에 대한 내용이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으로 개선 포인트를 도출하고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경쟁이 수수료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무료 수수료 정책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이미 수수료 경쟁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고객은 ‘나에게 맞는 플랫폼’을 선택한다. 정보 탐색부터 투자 결정, 실행,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제공하는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는다. 결국 핵심은 ‘고객의 투자 여정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느냐’다.
출생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과 기술의 상향 평준화로 투자자들은 단순 주문 기능이 아니라 ‘투자 전 과정의 경험’을 기준으로 삼고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 편의성과 함께 심리적 안정감을 얼마나 제공하는가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
―현재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나.
“과거에는 더 많은 기능과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기술과 상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기능’에서 ‘경험’으로 이동했다.
핵심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UX)’이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처럼 구조적으로 동일한 서비스라도 화면 구성이나 동선이 다르면 고객은 큰 불편을 느낀다. 이는 곧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 디지털플랫폼 담당으로 온 이후 ‘테마 점검’을 통해 화면 구조, 버튼 위치, 사용자 동선 등을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정 영역을 선정해 관련된 전체 화면을 일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구자성 삼성증권 디지털플랫폼 담당이 IT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MTS ‘mPOP’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자산 관리 역량이다. 리서치센터 기반 투자 정보, 고액 자산가 대상 서비스(S.Lounge), 유선 투자 상담 등 오프라인에서 축적된 강점을 모바일에 이식했다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플랫폼 기반 증권사는 간결한 사용자 경험(UX)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반면 전통 증권사는 자산관리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단순히 플랫폼 사업자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서 격차를 더 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삼성증권이 더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을 때 결국에는 자산 관리였다. mPOP은 단순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플랫폼’이다. 연금, 자산관리, 투자 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오프라인의 강점을 온라인으로 확장했다. 또 신뢰도 높은 리서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MTS에서 초보 투자자에 친화적인 UX를 강조하고 있다. mPOP의 개선 방향은.
“mPOP은 트레이딩과 투자 중심 플랫폼으로, 초보 투자자부터 숙련 투자자까지 아우른다. 투자 정보와 자산관리 서비스가 집중돼 있다. 초보 투자자에게는 주요 정보와 기능을 간결한 화면으로 쉽게 제공해 투자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최소 터치로 핵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동선을 제공하고자 한다.
숙련된 투자자에겐 개인화된 투자 환경 설정과 고급 정보의 밀도를 강화해 빠르고 정교한 거래를 지원한다. 해외 주식과 연금·금융상품 등 다양한 투자 영역의 일관된 사용 흐름으로 자산 관리의 편의성도 강화하고자 한다. 향후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초보 투자자와 숙련된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키도록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국내 주식 거래 급증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시스템 오류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시스템 장애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공모주 청약 등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반복 클릭을 차단하거나, 종합잔고 조회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일부 콘텐츠 기능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서버 부하를 줄이고 있다. 트래픽이 몰리는 시간대에 불필요한 데이터를 사전에 차단해 장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서버 증설에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속도 최적화(튜닝)를 통해 처리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금융당국에서도 우수 사례로 평가받았다.”
―AI 기술이 MTS에 어떻게 활용될 것으로 보나.
“MTS에서 AI 활용 방향성은 분명하다. 향후에는 개인화 투자 정보, 포트폴리오 분석, 자동 상담까지 통합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을 검색하면 가격 정보뿐 아니라 개인화된 뉴스, 커뮤니티 이슈, 리서치 자료, 기업 IR 정보 등이 요약 제공되고, 나아가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자산 배분 가이드까지 제시하는 형태다.”
―MTS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나.
“과거 MTS는 단순한 주식 거래 채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의 성향과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플랫폼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이제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투자 의사결정과 자산 관리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일부 자산가 중심이던 자산 관리 서비스도 이제는 일반 투자자들이 MTS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 역시 수수료나 기능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업계 전반이 개인 맞춤형 금융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흐름이다.”
―삼성증권이 생각하는 ‘미래형 금융 플랫폼’의 모습은.
“고객의 자산관리 여정을 함께 설계하는 개인화 플랫폼이다. 단순히 기능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고객의 자산 규모, 생애주기, 투자 경험, 이용 패턴 등을 반영해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생활금융과 자산관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간의 개입 없이 최신 기술을 활용해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투자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습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궁극적으로는 생활 금융에서 형성된 고객 접점을 투자와 자산 관리로 확장, 금융 활동 전반을 삼성증권 생태계 안에서 이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플랫폼 담당으로서 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나만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고객 신뢰로 이어진다. 올해는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서비스를 더 완성도 있게 다듬고, 과거 시스템 관점에서 느꼈던 불편 요소들을 일관성 있게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자성 담당은
개발자 출신으로 20여 년간 금융 IT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3년 삼성SDS에 입사, 금융 시스템통합(SI) 개발로 커리어를 시작, 2010년 삼성증권으로 옮겨 뱅킹 원장 개발을 맡았다. 이후 자산관리개발팀장과 정보전략팀장을 거치며 시스템 개발과 IT 전략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디지털&연금 부문 디지털플랫폼담당으로 대고객 채널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