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률 19%…하이닉스는 48%
HBM 시장 점유율도 하닉 57% vs 삼성 22% 격차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며 성과급(성과보상) 상한 철폐와 영업이익 연동 보너스풀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두 회사의 수익성 격차가 크고 영업 구조가 상이해 동일한 기준 적용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연봉의 최대 50% 수준으로 제한해 와 노조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0% 재원화 사례를 근거로 유사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작년 성과급으로 연봉 1억원 기준 약 1억6000만원(160%)을 지급했고 올해는 실적 호조로 약 4억원(400%)에 달하는 성과급이 예상돼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직원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
다만 두 회사 간에 영업이익률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지배력 등 수익성, 사업구조에서 차이가 큰 만큼 같은 기준의 보상 책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48.6%로 19.1%에 그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고수익 메모리 단일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는 2025년 매출 97조원, 영업이익 47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5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사업다각화가 이뤄진 삼성전자는 매출 333조원, 영업이익 44조원으로 전사 영업이익률이 13% 수준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사업부가 여러 부문으로 쪼개진 삼성전자의 구조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가 호황기 과실을 메모리 사업부에서 가져가고, 불황기 손실 부담은 전 직원이 나누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DS, DX(가전·스마트폰), SDC(디스플레이), 하만(Harman) 등 4개 사업부가 동시에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 변동이 전사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23년 DS 부문은 매출 66조5944억원, 영업손실 14조8795억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다. PC·스마트폰 등 IT 수요 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이 겹치면서 업황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다. 같은 해 DX 부문은 영업이익률 8.5%, SDC는 18.0%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지만 반도체 적자로 인해 전사 실적이 부진했다.
이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DS 부문 실적도 개선됐다. DS 부문은 2024년 영업이익 15조944억원으로 흑자전환(영업이익률 13.6%)했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 24조8580억원, 영업이익률 19.1%까지 상승했다.
이에 DS를 제외한 타 부문에서의 성과 초과 달성이 어려운 만큼 성과급 상한선 철폐가 삼성전자 사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글로벌 HBM 시장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하며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나 점유율 면에서는 쏠림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7%, 삼성전자 약 22% 수준으로 격차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 주요 AI 반도체 업체에 HBM을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반면 삼성전자는 후발주자로 추격하는 구도라는 평가다.
HBM은 AI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부가 메모리로 일반 D램보다 수익성이 높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를 엔비디아의 주요 HBM 공급사이자 HBM 시장 1위 업체로 평가하며 삼성전자의 최근 HBM4 출하를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선점이 성과급 재원으로 이어지는 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삼성전자의 최근 실적 개선은 HBM 경쟁력보다는 레거시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이라는 해석이 다수 나온다. 낸드플래시와 범용 D램 가격이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다음달 집회를 거쳐 오는 5월 총파업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1969년 창사 이래 2024년 7월 이후 사상 두 번째가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글로벌 수요 급증에 맞춰 풀가동 상태로 돌아가고 있으나 파업 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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