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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작은 기관도 시작할 수 있는 ESG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작은 기관도 시작할 수 있는 ESG

[한국강사신문 나동준 칼럼니스트] 누군가에게 ESG는 대기업의 경영 전략이나 공공기관의 평가 지표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그래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이 단어를 들으면 종종 낯설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인력은 늘 부족하고, 예산은 빠듯하며, 당장 눈앞의 이용자 지원만으로도 하루가 벅찬 작은 기관에게 ESG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보면, 사회복지야말로 오래전부터 ESG의 가치를 실천해 온 영역이기도 하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주어진 자원을 아끼고, 공정하고 책임 있게 운영하려 애써 온 태도는 이미 ESG의 중요한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작은 기관에게 ESG는 새로운 숙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조금 더 분명한 언어로 설명하고 실천의 방향을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다. 거창한 계획이나 대규모 예산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기관의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이 ESG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며, 속도가 아니라 꾸준함이다.

환경(E)의 영역은 가장 쉽게 첫걸음을 뗄 수 있는 분야다. 회의 자료를 꼭 필요한 만큼만 인쇄하고, 내부 문서를 디지털로 전환하며, 프로그램 운영 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직원과 이용자가 함께 텀블러를 사용하고, 퇴근 전 전등과 냉난방기, 전자기기 전원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도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이다. 더 나아가 재활용 교육, 업사이클링 활동, 나눔 장터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에 대한 책임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눌 수도 있다. 작은 기관의 환경 실천은 거창한 설비보다 먼저, 아끼고 줄이며 다시 쓰는 태도를 조직의 문화로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사회(S)의 실천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의 문제다. 사회복지기관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며, 그만큼 이용자와 종사자, 자원봉사자, 후원자와 맺는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이용자의 의견을 형식적으로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 개선에 반영하는 것, 누구나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쉬운 언어와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은 기관이 사람의 목소리를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보여준다. 종사자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감정노동을 돌보며,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ESG 실천이다.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를 단순한 지원자가 아니라 기관의 가치를 함께 만드는 동반자로 존중하고, 감사와 결과를 진심 있게 나누는 태도 또한 사회적 신뢰를 키운다.

지배구조(G)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작은 기관일수록 더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후원금과 사업비 사용 내역을 기관 안팎에 알기 쉽게 공유하고, 중요한 운영 방향을 정할 때 현장 실무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투명성과 책임성은 높아진다. 윤리규정, 개인정보 보호, 인권 보호와 같은 기본 원칙을 다시 점검하고, 그것이 문서에만 머물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교육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거버넌스는 복잡한 제도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 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고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이처럼 ESG는 작은 기관에게 결코 벅찬 과제가 아니다. 이미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수많은 가치와 노력이 바로 ESG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종이 한 장을 덜 쓰는 일, 한 사람의 말을 더 깊이 듣는 일, 한 번의 의사결정을 더 투명하게 나누는 일처럼 사소해 보이는 변화들이 쌓여 기관의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곧 신뢰와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사회복지의 길은 원래 사람을 향한 진심에서 출발해 왔다. 그렇기에 작은 기관도 충분히 ESG를 시작할 수 있다. 어쩌면 작은 기관이기에 더 가까이서 사람을 보고, 더 빠르게 변화를 실천하며, 더 따뜻하고 진정성 있게 그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에 시작하려 하기보다, 지금 우리 기관이 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더 중요하다. ESG는 거대한 조직만의 언어가 아니다. 작은 기관도, 오늘부터, 우리다운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C 공인코치, 경영지도사(인사조직관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

ChatGPT 활용 전략부터 ESG 경영, 스마트워크, 조직 활성화, 감정경영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강의를 진행중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50플러스센터, 국내외 대학·복지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 현장을 무대로, 맞춤형 솔루션과 실전형 워크숍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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