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유료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타 시·도를 찾았다. 그 시설은 도(道) 60%, 시(市) 40% 지분으로 지자체가 출자한 시설관리재단이 공익성을 전제로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는 구조다.
그날은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려 시설 주변이 붐볐다. 출입구 앞에 콘서트 진행 요원 복장을 한 세 명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었고, 그 뒤로 시설 소속 직원 두 명이 함께 있었다.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서너 명이 화장실이 급했는지 시설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진행요원들과 시설 직원들이 막아섰다. 보다 못해 관련 법령과 조례, 시설 운영 지침을 근거로 아이들이 이용하려던 화장실은 행사 통제구역과 구분해 개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직원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 아이들의 출입을 계속 막았다. 그 직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러웠다. 사소한 출입 통제로 볼 수 있지만, 공공체육시설을 시민의 공동 자산이 아닌 운영주체가 임의로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공간으로 인식하는 오래된 문제로 보였다.
특정 체육 동호회가 공공시설을 사설 클럽처럼 독점하여 일반 시민의 접근을 차단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정인이 자물쇠로 걸어 잠그거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사용료를 걷기도 한다. 운동 종목 집단 간 충돌이나 형사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시설을 관리하는 지자체가 조례나 내부 규정을 근거로 일반 시민의 이용을 제한하고 특정 단체가 합법적인 권리인 양 '특혜'를 독점하기도 한다. 명예직 이사장이나 위탁 단체 임원진이 이사회를 무력화하고 독단적으로 시설을 운영해 마찰을 빚은 사례도 있다. 이러한 유착구조를 두고 ‘체육시설 카르텔’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감사, 수사, 판결 등을 통해 드러난 공공체육시설의 부정행위는 위탁운영 수입 은폐와 비자금 조성, 운영진 가족회사에 구매 계약 몰아주기, 공공시설 일부 무단 재임대, 근거 없는 수당 지급이나 이용료 감면, 수탁기관 선정 특혜, 감독기관의 관리·감독 소홀, 시설 수입의 개인 계좌 수령이나 착복 등으로 다양하다. 문제는 민간 위탁 자체보다 운영권, 수입 관리권, 구매권, 재임대권 등의 이권이 특정 수탁 조직에 집중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수탁 조직이 제출한 서류에 의존하는 데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공공체육시설 사용 민원은 이런 구조적 문제로부터 발생한다.
관련 법률과 조례의 취지를 종합하면 공공체육시설은 국민 또는 주민의 체육활동과 복리증진이라는 공적 목적이 우선되어야 한다. 「스포츠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이 스포츠 및 신체활동에서 차별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참여하고 향유할 권리를 갖는다고 한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시설을 설치·운영하여야 하며, 지역 주민은 「지방자치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체육시설이 특정 단체나 수탁기관의 사적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주민의 스포츠권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지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시설 운영과 달리 공공성에 대한 책임까지 위탁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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