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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업시행인가 넘은 재건축 5만가구…서울 전월세 '이주 주의보'

서울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새 아파트 공급에 앞서 기존 주민 약 5만 가 옮겨갈 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 물량이 집중된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이 많은 재개발 구역의 비중이 높아 이주 시기 조율과 세입자 주거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업시행인가 넘은 재건축 5만가구…서울 전월세 '이주 주의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새 아파트 공급에 앞서 기존 주민 약 5만 가 옮겨갈 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 물량이 집중된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이 많은 재개발 구역의 비중이 높아 이주 시기 조율과 세입자 주거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주요 정비사업지 현황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용산·관악·영등포에 이주 물량 44%…대형 구역 12곳이 3만가구

23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올 6월 말 기준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구역은 66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구역의 기존 주택은 4만8249가구다. 아직 착공 전이지만 향후 사업이 진행되면 이주와 철거를 거쳐 멸실될 물량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앞으로 2~3년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정비사업으로 새 주택이 공급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기존 주택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임대차 수급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가 7개 구역, 8336가구로 가장 많았다. 관악구는 6개 구역 6652가구, 영등포구는 10개 구역 6215가구였다. 세 자치구가 전체 멸실 예정 물량의 43.9%를 차지했다. 송파구(5325가구)와 서대문구(5232가구)까지 합하면 상위 5개 구의 비중은 65.8%에 달한다.

기존 주택이 1000가구 이상인 대형 사업장 12곳의 물량은 2만9849가구로 전체의 약 62%다. 일부 대형 구역의 이주 일정이 전체 임대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의미다.

관악구 신림1구역은 4410가구로 관리처분을 앞둔 단일 구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향후 이주가 시작되면 신림·서울대입구 일대 청년과 1인 가구의 월세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대문구에서는 북아현3구역 3530가구와 가재울7구역 1352가구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4구역과 한남5구역의 기존 주택은 각각 3423가구, 2635가구로 두 곳만 합쳐도 6058가구다. 송파구 마천3구역 3036가구와 거여새마을 1775가구, 영등포구 신길제2구역 2790가구도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다.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1960가구, 노원구 상계2구역 1819가구, 강북구 미아9-2구역 1793가구도 이주 대기 물량에 포함됐다.

◆ 저렴한 월세 줄고 주변 수요 늘고…이주 시기 조율 필요

사업 유형별로는 주택정비형 재개발의 기존 주택이 2만8670가구로 전체의 약 59%를 차지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다세대·소형 연립 등이 함께 사라진다는 점에서 임대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 랩장은 "이들 재개발 지역은 단독·다세대·소형 연립이 모여 있어 비교적 저렴한 월세와 반전세 물량이 많은 곳"이라며 "기존 주민들이 주변에서 이주할 집을 찾는 시기에 저렴한 임대주택까지 줄어들면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66개 구역에 새로 들어서는 주택은 6만3072가구로 기존 주택보다 많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9508가구로 약 15%다. 기존 거주자의 재정착을 지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규모다. 같은 생활권에서 대형 구역의 이주가 겹치지 않도록 서울시와 자치구가 일정을 조율하는 협의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함 랩장은 "이주 시기에 맞춰 전세임대와 매입임대 공급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구역별 이주 일정과 전월세 매물·거래량·가격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며 정비사업은 서울 주거 환경을 새롭게 하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집의 멸실 속도와 새집이 지어지는 속도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간극을 메우는 이주 관리가 향후 서울 정비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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