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왼쪽부터)이 23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성숙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처음으로 함께한 고위 당정이었다. 당·정·청 간 유기적 협력으로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이날 당정에선 세제개편안과 수도권 주택 공급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당정은 주택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간주하는 ‘부득이한 사유’를 확대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또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선 기초단체장에 권한을 이양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증가시키고 전월세 부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고위 당정에서 수정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의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고, 정부도 이를 반영해 세제개편안을 수정하기로 했다. 당정은 추가 협의를 거쳐 다음달 초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공정 과세라는 기본 방향은 유지하면서 국민 불편을 줄여나가는 완성도 높은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의 공동 책임자이다. 당정이 협력하지 않고 제각각 움직인다면 국정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과거 정부에서도 당정 간 소통 부재와 불협화음이 개혁 입법을 지연시키고 국정동력 상실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시절만 해도 당정 관계가 종종 엇박자를 냈다. 당·정·청이 사전 조율하지 않아 혼선을 여과 없이 노출시킨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이 대표적 사례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어선 곤란하다. 당·정·청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극심한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국정에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당정협의는 여당과 정부가 국정 현안의 정책을 수립·조정하는 자리로, 형식적 회의가 되어선 안 된다. 충분하게 소통·토론·숙의해야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입법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 2년 차는 말의 성찬이 아니라 실질적 성과로 효능감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민생 회복, 사회 양극화 해소, 미래 성장동력 확보 같은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조율한 뒤 여당은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정부는 속도감 있게 집행해야 한다. 김 대표는 당·정·청 관계를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정부·청와대와 사사건건 대립해서도 안 되지만,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수직적 관계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은 정부에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야당에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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