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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소방관 국가직 처우, 더 이상 구호로 끝나면 안 된다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김진석 소방위가 끝내 타계했다. 화재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12년 차 베테랑이었다. 불길 속에 고립됐던 김 소방위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사설] 소방관 국가직 처우, 더 이상 구호로 끝나면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기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6.10.17 /청와대 제공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김진석 소방위가 끝내 타계했다. 화재현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12년 차 베테랑이었다. 불길 속에 고립됐던 김 소방위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동료 소방관 6명도 연기 흡입과 탈진 등으로 중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소방관의 안타까운 순직은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최근 7년간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 중 순직한 소방관은 28명에 달한다. 비극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은 처우 개선과 지원을 약속했지만, 사선에 선 소방관의 열악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전환 직후 11.5%였던 소방예산 국비 비중은 2021년 14.9%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10.7%에 그쳤다. ‘껍데기만 국가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같은 국가직인데 지역에 따라 처우도 제각각이다. 1인당 피복비와 위탁교육비, 건강검진비가 최대 10배까지 차이 난다. 소방사무는 여전히 ‘지방자치법’의 광역단체 자치사무로 규정돼 있다. 신분은 국가직인데 지방사무에 귀속된 모순된 구조에 갇혀있다. 취지에 맞게 지자체 의존도를 낮추고 소방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법 개정과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순직한 소방대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 대통령이 순직 공무원을 직접 조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사안의 무게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메시지다. 유관기관에도 헌신과 희생에 걸맞은 예우와 지원을 지시했다. 여야 역시 일제히 애도를 표하고 제도와 예산 지원을 다짐했다.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빈소를 찾아 사과했다. 추 지사 또한 사과의 진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례와 유족 지원 등 고인의 희생에 걸맞은 도 차원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은 오늘도 현장의 트라우마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정부와 국회는 소방 인력과 장비 확충,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 등 그동안 쏟아냈던 숱한 약속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당장 움직여야 한다. 소방 재정은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필수비용이다. 이번만큼은 구호로 끝나선 안 된다. 정치권이 앞다퉈 내놓은 말들이 ‘예산과 법률의 숫자’로 증명되는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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