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세제 개편을 앞두고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가격 급등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책의 방향은 시장 원리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은 물론 향후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심이 심상치 않다”라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역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 대표적 민생 정책이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규제와 증세를 앞세웠지만 주택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고, 결국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시장은 이미 세금만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경험으로 확인된 것이다.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46.3%를 기록한 것과 같이 이번 세제 개편을 앞두고서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까지 강화하는 길을 선택하려 한다. 보유세는 집을 팔라는 신호이고, 양도세는 팔지 말라는 신호다. 서로 상충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거래가 얼어붙으면 매물은 줄고 가격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실수요자들이다. 직장이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경우로 실제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까지 투기 세력과 같은 기준으로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역시 오랫동안 성실하게 한 채를 보유해 온 국민에게 사실상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이다.
부동산 문제의 해법은 증세가 아니라 공급 확대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화하고 도심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민간의 공급 의지를 살려야 한다. 시장은 세금보다 공급을 통해 안정된다. 정부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올리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 처방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다. ‘증세 없는 복지도 허구’이듯이 공급 없는 증세는 주택 가격을 잡지 못하고 민심도 잃는다. 정부는 역대 정권의 교훈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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