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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미래기금 더 달라" 지자체 요청 봇물…운용원칙 엄정해야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금 신설로 지방교부세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설] "미래기금 더 달라" 지자체 요청 봇물…운용원칙 엄정해야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금 신설로 지방교부세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벌써부터 삭감되는 교부세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의 미래대응기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어렵게 마련한 기금이 자칫 지방 달래기용 지원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도 국세 수입은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보다 40.7%(169조원)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이처럼 늘어난 세수를 기반으로 조성된다. 문제는 기금 신설과 함께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도 바뀐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배분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부 개편안은 내국세에서 기금 적립액을 먼저 제외한 뒤 남은 금액의 19.24%를 지방교부세로 배분한다. 이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률분(보통·특별교부세)은 현행 100조2000억원에서 69조7000억원으로 30조5000억원 줄어든다.

정부는 이렇게 줄어드는 30조5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고, 이 가운데 15조3000억원은 지방계정으로 편성해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계획에 따라 지방에 다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재정에 미칠 충격을 완화할 보완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지자체들이 지방계정에 들어갈 기금 증액을 경쟁적으로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재원을 나눠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 국가 생존이 걸린 미래 전략 분야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이다. 지방에 투자하더라도 국가 성장동력 확보라는 기금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지역 반발을 무마하거나 정치적 타협을 위해 지자체별로 기계적으로 예산을 안배한다면 기금의 당초 취지는 훼손된다. 미래대응기금을 지방재정의 구멍을 메우는 쌈짓돈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기금 목적과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하고, 엄정한 기금 운용 원칙을 정해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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