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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설] 그림자금융 6213조원… 금융위기 숨은 뇌관 이대로 둬선 안돼

국내 비은행금융중개(NBFI), 이른바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자산 규모가 6000조원을 돌파해 6213조원(2024년 기준)을 기록했다. 4년 새 무려 1277조원(26%)이 불어난 것이다.

[사설] 그림자금융 6213조원… 금융위기 숨은 뇌관 이대로 둬선 안돼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신현송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 = 연합뉴스]

국내 비은행금융중개(NBFI), 이른바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자산 규모가 6000조원을 돌파해 6213조원(2024년 기준)을 기록했다. 4년 새 무려 1277조원(26%)이 불어난 것이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5배에 달하는 거대한 자금이 시중은행 밖 회색 지대에서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만기 불일치나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는 '협의의 그림자금융' 자산이 1522조원으로 급증했다는 건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2025년 통계는 올해말 집계될 예정인데 이보다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유사한 대출·투자 기능을 하면서도 시중은행 수준의 엄격한 자본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다. 예금자보호법의 울타리 밖에 있고, 위기 시 중앙은행의 즉각적인 유동성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몇 년간 정부가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이자 규제를 피해 비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치명적인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이 거대 자금의 상당 부분이 증권사, 저축은행, 신탁회사 등을 거쳐 고수익을 노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고금리 가계·기업 부채로 흘러 들어간 것이 그림자금융 확대의 원인이다.

지난 2008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 바로 이 그림자금융이었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 등 미 금융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채권)를 복잡한 파생상품으로 재포장해 규제 사각지대에서 굴리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다. 지금 한국의 상황이 그때와 다르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수도권을 제외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은행권의 부실이 터지면 자금 시장이 마비되는 '그림자금융발 뱅크런'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은행권과 실물 경제로 번져 국가 경제 전체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이미 새마을금고와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은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며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당국의 대응은 안일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으로는 은행 문밖에 쌓인 6000조원의 화약고를 통제할 수 없다. 당국은 이제라도 은행의 비은행 기관 출자 및 대출 한도를 규제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비율을 상향하며, 위험자산 보유에 따른 완충자본 확충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자금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조속히 가동해야 할 것이다. 미증유의 금융 뇌관이 폭발하기 전에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융 감독 시스템 수술이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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