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후 안전자산인 국민연금 국내 주식 운용과 관련하여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핵심은 국민연금이 주가 폭등기에 자산 배분 원칙에 따른 리밸런싱을 하지 않아, 최근 주가 폭락과 함께 기금평가액이 약 100조이상 증발했다는 것에 따른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초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자, 자산 배분 원칙에 따른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유예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시장의 상승 동력을 꺾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결과론적이지만, 국내 주식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태에서 증시가 급락하자 국민연금의 하락장 대응 여력은 그만큼 줄었다. 리밸런싱을 예정대로 했다면 상승기에 일부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후 급락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에 리밸런싱 유예가 정치권의 외압 때문에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즉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의 원칙을 무시하고 정치적 압력에 따라 투자 원칙을 바꾸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이러한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지난 2021년 국민연금이 외부의 압력으로 전략적자산배분 허용범위를 확대했고, 이듬해 국내 주식 부문에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기존 원칙대로 리밸런싱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야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이나 주가 방어를 목적으로 운용되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을 따라 움직이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이 오르면 원칙을 늦추고, 시장이 내리면 방어에 나서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가장 위험하다.
국민연금이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시점의 코스피 지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지켜야 할 것은 오늘의 코스피가 아니라, 내일의 국민 노후다. 그리고 그 노후를 지키는 첫 번째 안전장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리밸런싱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명확히 하고, 정치적·시장적 압력으로부터 독립된 운용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노후 안전자산이라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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