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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설] 국민연금 손실이 남긴 교훈, 철저한 원칙 준수 필요

국내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 속에서 국민의 노후 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국민연금 기금 자산에서 181조 원이 증발했고, 국내 주식 평가 손실만 125조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설] 국민연금 손실이 남긴 교훈, 철저한 원칙 준수 필요

국내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 속에서 국민의 노후 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국민연금 기금 자산에서 181조 원이 증발했고, 국내 주식 평가 손실만 125조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록 상반기 증시 활황기에 사상 최대의 수익률을 올리며 환호했지만, 기쁨은 한순간에 냉혹한 현실로 바뀌고 있다. 국민의 미래를 담보로 한 자산이 단 한 달 만에 막대한 손실을 본 것은 단순한 시장 악재를 넘어 연금 운용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평가 손실의 핵심 원인은 제때 이뤄지지 못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에 있다. 상반기 주가가 급등할 당시,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원칙에 따라 상승한 주식을 덜어내고 위험을 분산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매도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상승하는 증시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우려해 리밸런싱을 유예하고 국내 주식 목표 비중까지 무리하게 상향 조정했다. 시장의 기세를 꺾지 않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기금은 고점에서 물량을 끌어안은 채 하락장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다. 기금 운용에 있어 원칙과 독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제 국민연금은 자산 재조정에 대해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폭락 장 속에서도 7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4.9%로, 올해 목표치인 20.8%를 4%포인트 이상 크게 웃돌고 있다. 당장 연말 재점검에서 목표 비중을 맞추려면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매도가 불가피해 국내 증시에 또 다른 하방 압력을 가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산 재조정을 다시 미룬다면 연금 운용의 기본 원칙인 리스크 관리가 완전히 무너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국민연금은 정권의 정책 수단이나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지원군이 아니다. 수천만 국민의 노후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증시는 언제나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기 마련이며, 시장의 흔들림 속에서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힘은 엄격한 원칙 준수에서 나온다. 정치권과 당국은 국민연금을 정책 성적표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즉시 벗어나야 한다. 국민연금 역시 어떠한 정치적 압력이나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독립성과 수익성, 그리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금 운용 원칙을 철저히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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