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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모펀드의 해악 [지역에서 본 세상]

경남 도내 6곳 홈플러스가 문을 닫았다. 마산점, 진해점, 김해점, 밀양점, 진주점, 삼천포점이다. 이들 점포에서 일하는 직접고용 노동자 567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한 대가로 급여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에게 실직은 엄청난 공포이자 고통이다.

사모펀드의 해악 [지역에서 본 세상]

인수 기업 대상 약탈적 경영 일삼아

사회적 책임성 강화 위한 조치 필요

경남 도내 6곳 홈플러스가 문을 닫았다. 마산점, 진해점, 김해점, 밀양점, 진주점, 삼천포점이다. 이들 점포에서 일하는 직접고용 노동자 567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직장에서 땀 흘려 일한 대가로 급여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에게 실직은 엄청난 공포이자 고통이다. 폐점이 결정된 홈플러스 점포는 도내 6곳을 비롯해 전국 37개 점포다. 이들 점포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모두 같은 처지다.

이들뿐만 아니다. 경영이 어려워진 홈플러스는 회사 자산과 현금을 담보로 전자단기채권(이하 전단채)을 발행했다. 이 채권을 산 투자자들도 상당한 피해를 보게 됐다. 피해자들 주장으로는, 현재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전체 피해금액은 약 4019억 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과 중소법인 투자자 피해액이 약 2075억 원이며, 개인 피해자는 676명에 이른다. 이들 개인 피해자 중에는 여윳돈으로 투자한 이들도 있겠지만 퇴직금이나 평생 모아온 돈, 혹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투자한 이들도 있을 테다. 지금까지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이나 전단채 피해자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 잘나가던 홈플러스가 이렇게 망한 데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책임이 크다. 홈플러스는 2015년 대형 사모펀드에 팔렸다.

홈플러스 사태를 들여다보면 사모펀드가 건전한 기업을 인수해서 어떤 식으로 망가뜨리는지 알 수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 손대는 몇 가지 수법이 있다. 먼저 인수 기업을 담보로 잡혀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기업 인수자금으로 쓴다. 이렇게 하면 자기 돈은 최소한으로 투입하고서 괜찮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그다음에는 인수한 기업이 가진 알짜배기 자산을 차례로 매각해 돈을 빼간다. 또 그다음에는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배당으로 빼간다. 그리고 인수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사옥이나 공장을 매각해 목돈을 챙기고서는 그 사옥이나 공장을 다시 임차해서 쓰면서 비싼 임대료를 지출하는 경우도 있다. 홈플러스도 그랬다. 점포를 매각하고 다시 그 점포를 임차해서 영업을 해왔다.

일부 사모펀드는 더 교묘하게 돈을 빼가기도 한다. 도로, 다리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거나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서 그 특수목적법인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이율로 자금을 빌려주고는 꼬박꼬박 이자를 받아간다. 그렇게 되면 해당 특수목적법인은 영업이익을 내지만 대주주인 사모펀드에 이자 주느라 적자가 된다. 특수목적법인이 적자가 되면 정부 또는 공공기관, 지자체가 매년 세금으로 그 적자를 메워주어야 한다. 도로나 다리를 건설할 때 특수목적법인과 정부·지자체가 그렇게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사례다.

사모펀드는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지역 내 여러 기업이 사모펀드 지배 아래 있거나 사모펀드의 손을 거쳤다. 사모펀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오로지 수익을 목표로 운영되기에 좋은 사례를 만들기가 쉽지 않고, 그 속성상 항상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처럼 사모펀드는 순기능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면도 많다. 이제는 사모펀드가 이른바 ‘먹튀’를 못하도록 투자자를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사모펀드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조재영 시민사회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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