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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뺏길 땐 뒷북, 가져올 땐 침묵"…금융위·금감원 두고 '관망'하는 세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정작 '행정수도 완성'을 외쳐온 세종시 정치권은 무기력한 침묵을 지키고 있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은 '2차 공공기관 유치전' 총력…세종 정치권은 '뒷짐'

'혁신도시 경쟁' 넘어 '행정수도 완성' 명분 선점해야 할 때

전국의 공공기관 유치전이 열기를 띠는 가운데, 세종시 정치권의 선제적·공격적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전경. 세종시 제공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정작 '행정수도 완성'을 외쳐온 세종시 정치권은 무기력한 침묵을 지키고 있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당시 뒤늦은 대응으로 비판을 받은 데 이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핵심 기관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판짜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국의 움직임은 세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주요 지자체들은 지방선거 직후부터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판을 주도하고 있다.

경북은 40여 개 기관을 전략 유치군으로 선정했고, 광주·전남 역시 40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부산은 한국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을 겨냥해 정부·국회·대상 기관을 상대로 논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전북은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한 금융기관 및 공제회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남과 대전 역시 정치권이 앞장서 결의안을 채택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세종은 금융위·금감원 등 주요 기관의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치권 차원의 구체적인 유치 행보나 국회·정부를 향한 선제적 요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관을 빼앗길 때는 뒤늦게 대응하고, 가져올 기회가 생겼을 때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세종시의회 등 일부 정치권이 금융위 이전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발표가 임박한 지금은 과거와 무게감이 다르다. 정부와 국회, 대상 기관을 강하게 밀어붙일 정치력이 절실한 때지만, 세종 정치권은 소극적 관망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금융위·금감원 등 핵심 기관 유치를 통한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사진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예정지 전경. 대전일보DB

특히 세종의 공공기관 유치는 다른 지자체와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세종은 일반적인 '혁신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개 기관을 나눠 달라"는 식의 지자체 간 파이 나누기 논리로는 명분을 얻기 힘들다.

따라서 행정수도 완성을 기본 골격으로 미이전 중앙부처 추가 이전, 행정 연계 기관 이전으로 이어지는 당위성과 논리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금감원 등 핵심 기관의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동을 넘어 국정 효율성을 높이고 세종의 행정 기능과 도시 자족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하지만 조상호 시장을 비롯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회 여당 정치권은 행정수도라는 국가적 명분을 앞세워 기관 이전의 판을 주도하지 못한 채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데 머물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강준현 의원(민주당)과 김종민 의원(무소속)도 마찬가지다. 기관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이를 세종의 몫으로 만들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소극적 태도는 지난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당시에도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세종시의회에서는 대응 결의안 채택이 추진됐으나, 초기에는 여당 의원들의 신중론에 밀려 보류됐다. 국민의힘 김충식 의원은 "행정수도가 미완성인 상태에서 해수부를 이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강하게 반발했으나,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국가적 안건에 대해 지방자치 안에서 정쟁화하는 것은 우려스러움이 있다", 이순열 의원은 "전체 의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발을 뺐다. 결국 이전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만장일치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주도권을 빼앗긴 뒤의 '사후 약방문'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정치권이 중앙정부 및 당 지도부와의 관계에만 연연해 지역의 결정적 현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당정 관계의 영향력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세종은 일반 혁신도시와 달리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강력한 국가적 명분을 갖고 있다"며 "사태가 터진 뒤 결의안 하나 내는 뒷북 대응에서 벗어나, 기관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금부터 판을 주도하는 선제적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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