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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북한도 준비 끝났다…'드론 전쟁' 한반도까지 온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서 드러난 현대전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인기, 즉 드론의 활용이다.

북한도 준비 끝났다…'드론 전쟁' 한반도까지 온다

저가·대량 드론으로 방공망 무력화…한미 대응체계 시험대

미군의 E-3 센트리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이란 샤헤드 드론에 의해 파괴됐다. photo X 캡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서 드러난 현대전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인기, 즉 드론의 활용이다. 이란은 샤헤드사의 저가형 자폭드론을 대량 투입해 방공망을 교란한 뒤 미사일로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방식을 활용해왔으며,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현대전의 주요 전술로 자리 잡았다. 드론의 위협은 먼 유럽이나 중동에만 있는 건 아니다. 북한 역시 몇 년 전부터 드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사시 북한도 이란처럼 드론을 활용해 우리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북한의 드론 개발사는 우리나라의 개발사와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드론 개발 경쟁을 벌여왔다. 북한의 드론 역사는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군은 냉전 시기이던 1970년대부터 한반도에 정찰드론 'AQM-34Q'를 운용해 북한 해안 일대의 통신과 레이더망을 감시해왔다. 한국 국방부도 1988년 '정찰용 드론 개발 계획'을 발표해 대우중공업(현 HD현대인프라코어)과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국내 최초 정찰 드론 '도요새'를 제작했다. 북한은 이에 대응해 1988~1990년 중국 서북공업대학이 개발한 'D-4(이후 Xian ASN-104로 명명)' 정찰용 드론을 도입했다. 1993~1994년에는 시리아를 통해 러시아 투폴레프 사의 정찰용 드론 'Tu-143 Reys(북한 보유 목록상 DR-3)'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거리 약 60km의 고속 저고도 비행이 가능한 제트 추진 방식의 무인기다. 1990년대 중후반에는 러시아로부터 소형 정찰 드론 '프첼라-1T' 10대를 수입하는 등 외국 기술의 도입과 모방을 통해 초기 드론 전력의 틀을 다졌다.

본격적인 개발은 2010년대 들어 가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2월 중동을 통해 미국 비치크래프트사의 'MQM-107D' 고속 표적 드론을 밀반입했다. 이를 토대로 개발한 것으로 보이는 다목적 공격형 드론이 두달 뒤인 2012년 4월 평양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됐다. 실물 도입 시점은 그보다 이전으로 추정된다. 2013년 3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초정밀 드론 타격 훈련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 흔적은 2014년 대한민국 영토에서만 4차례 발견됐다. 2014년 3월에는 파주와 백령도에서, 4월에는 비무장지대(DMZ) 남쪽 약 130㎞ 지점인 강원도 삼척에서 북한제 드론이 잇따라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다. 5월에는 백령도에서 그 잔해가 한번 더 발견됐다. 당시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링크(무선통신 기반 데이터 연결) 기술은 없었지만 GPS(위치 확인 시스템) 기반의 사전 입력 경로를 따르는 자율비행 능력을 탑재해 도발 수단으로서 일정 수준 효용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3월 19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전차)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무인공격기들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을 지난 3월 20일 공개했다. photo 연합

러·우전 기점으로 바뀐 드론전 트렌드

그간 고도화·정밀화 경쟁이 중심이던 드론 개발 흐름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저가·대량 생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는 국제 제재로 고가 미사일 생산과 운용에 제약이 커지자 2022년 가을부터 샤헤드 자폭드론을 본격 투입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과 후방 인프라를 반복 타격하며 방공망을 소모시키는 전술을 구사했다. 이란도 2024년 1월 이스라엘의 주(駐)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해 4월 드론 170기와 순항·탄도미사일 150기 등을 한꺼번에 발사했다. 드론을 앞세워 방공망을 교란한 뒤 미사일을 투입하는 전술 구조는 이번 전쟁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 이란은 지난 3월 27일 미군이 사용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알카르지의 프린스술탄 공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6발과 드론 29기를 동시에 발사했다. 그 결과 미군 15명이 부상당했고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공중급유기 등 고가 자산이 피해를 입었다. E-3 센트리는 1977년 도입 이후 전투로 손실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드론 개발이나 운영 전략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500㎞ 전방 종심을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드론 개발'을 주요 국방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2023년 7월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는 미국의 정찰 드론 'RQ-4'와 공격 드론 'MQ-9'을 각각 모방한 '샛별-4형'과 '샛별-9형'을 공개했다.

2022년 12월에는 드론 5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침투시켰고, 그중 한 대가 서울의 비행금지구역(P-73) 가장자리까지 도달했다. 당시 서울로 진입한 1대는 북으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4대는 레이더 탐지에서 소실됐다. 전 공군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의 북한 드론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전술훈련 영상에서도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드론 공격 시뮬레이션이 포함된 복합 전술이 등장했다. 이는 드론을 선행 투입한 뒤 본 타격을 이어가는 최근 전장 흐름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김형석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는 "러·우 전쟁에 북한군이 파견되면서 전장에서의 실전 드론 운용 방식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핵은 사용에 제약이 큰 반면 드론은 양산이 가능해 북한군 전력 구조도 점차 핵에서 드론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대량으로 전장 흔드는 '금성'

현재 북한의 드론 전력은 크게 대형 모델 '샛별' 시리즈와 소형 자폭드론 '금성' 시리즈로 나뉜다. 샛별 시리즈는 정찰형인 '샛별-4형'과 공격형인 '샛별-9형'으로 구성된다. 다만 주 목적이 외형 복제를 통한 대외 과시 성격이 강하고, 고성능 센서·운용 체계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드론·방산 업계도 샛별은 현재 비교적 쉽게 무력화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금성' 시리즈다. 금성은 러시아 자라(ZALA)의 자폭드론 '란셋(Lancet)'에서 파생됐고, 1인칭 시점(FPV) 드론을 활용한 실질적 타격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2024년 8월 자폭드론 시험에서 K2 전차모형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구조가 단순해 대량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성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란셋은 상용 부품으로 제작 가능한 단순 설계를 기반으로 재래식 공장에서도 양산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길이 약 1.2m, 날개폭 약 1.6m의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수십~수백미터의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작아 장거리 탐지도 쉽지 않다. 이동 가능 거리는 4~50km에 불과하나 표적 타격시 최대 시속 300km로 급강하해 전방의 전차·포병·레이더 같은 노출 표적을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비대칭적 이점을 가진다. 드론 업계에 따르면 란셋의 생산비용은 대당 약 5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를 요격하는 데 사용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한 발에 1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을 활용해온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하면서 북한의 드론 기술이 한 단계 올라섰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DIU)은 "북한 노동자 약 1만2000여명이 러시아 알라부가 경제특구로 파견됐다"고 주장했다. 이곳은 러시아가 샤헤드 계열 자폭드론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대량 양산 공정과 운용 노하우를 직접 흡수할 수 있게 된다. 근거리 전술 타격용 금성에 더해, 사거리 2000km 이상의 샤헤드 자폭드론까지 확보되면 전방에 더해 후방의 군 공항과 지휘시설까지 동시에 위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러시아 측은 2024년 두 국가 간 무기 거래 의혹에 관하여 여러 차례 부인했지만 기술 이전 의혹에는 공식 답변을 피한 바 있다.

한국군 드론 전력의 현황과 과제

현재 우리 군의 드론 전력은 국방부가 2026년 국방예산 및 정책 설명자료를 통해 밝힌 '50만 드론전사' 양성과 유·무인 복합체계 고도화 구상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단계에 있다. 국방부는 "정찰 중심을 넘어 공격 무인기와 자폭드론 등 무인전력을 확대하고, 이를 기존 전력과 통합 운용하는 방향으로 전력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달리 실제 전력화와 운용 체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 측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드론이 월 10만대가 넘어가는 규모로 생산되는 현황을 확인했다"며 "다만 우리 군은 '50만 드론 전사'라는 구호에 비해 실전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생산 체계와 운용 개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무기체계 획득 절차도 전차·함정 중심의 하드웨어 구조에 묶여 있다"며 "현 군사기술은 1~2년 주기로 바뀌는데 인공지능(AI)·드론 같은 소프트웨어 전력조차 전력화까지 7~10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드론을 무력화하는 '안티드론(대드론)' 체계는 현재 재밍(전파 교란) 등 비물리적 방식과 레이더 기반 탐지, 미사일·요격 드론 등을 활용한 물리적 방식으로 나뉜다. 다만 각각의 수단만으로는 완전한 대응이 어려워 통합 운용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까지 합참에서 근무했던 김기호 예비역 공군 대령은 "재밍은 신호 차단이 이뤄지더라도 드론이 관성 비행을 이어가거나 다시 신호를 잡을 수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레이더 역시 현재로서는 약 20㎞ 내 근거리에서만 소형 무인기 탐지가 가능하고, 기상 영향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격도 비용 비대칭 문제가 커 결국 탐지-식별-타격이 끊기지 않도록 재밍과 물리적 요격을 함께 운용하는 복합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석 교수는 "소형 드론은 원거리에서는 조류와 구별하기 어려워 발견(탐지) 자체가 쉽지 않다"며 "발견하더라도 풍선 등과 구별(식별)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AI 기술로도 현재 수준으로는 명확한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전 대령은 "우선 드론 관련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대응 속도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또한 전자파 기술을 원활히 개발하기 위한 전파법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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