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천위 교수. 베이징대 정보공학대학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 공대 박사들에게 인공지능(AI)을 가르칠 2000년대생 교수가 탄생했다. 미국의 반이민 및 연구개발(R&D) 축소 기조를 틈타 중국 대학들이 젊은 연구자들을 적극 포섭하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 역시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중국의 인재 빼가기 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10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 5월 베이징대 정보공학대학 조교수로 임용된 탕천위(24) 교수는 최근 박사생 지도교수직도 겸임하게 됐다. 2000년대생이 박사생 지도교수를 맡는 것은 베이징대 최초이자 중국 전체 대학을 통틀어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탕 교수는 2022년 베이징항공항천대를 졸업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동 대학 연구원과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명예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네이처를 비롯한 국제 학술지에 제1저자 논문 12편을 포함해 총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소리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구강과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포착해 음성 정보를 전달하는 묵음음성인터페이스(SSI) 등 AI와 웨어러블 기기의 접목이 주요 연구 분야다.
최근 베이징대·칭화대 등 중국 주요 대학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유학하던 젊은 연구자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후연구원에서 베이징대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자리를 옮긴 반도체 과학자 장젠펑(30), 독일 정보 보호 연구기관 CISPA 박사후연구원 출신으로 우한대 사이버과학·공학부 정교수가 된 자오망(29)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국한 중국인 인재는 53만 6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과 R&D 비용 삭감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고액 연봉에 주택 보조금, 배우자 취업까지 지원하는 ‘치밍 계획’ 등 지원책을 통해 인재들의 귀국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해외 석학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권위자인 하버드대 화학과장 출신의 찰스 리버 교수는 지난해부터 칭화대 선전국제대학원에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야기 전 UC버클리 교수도 최근 칭화대 AI 기반 연구센터에 합류했다.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텐센트는 지난해 9월 오픈AI 핵심 연구원인 야오순위를 최고과학자로 영입한 데 이어 이달에도 시각언어모델(VLM) R&D를 위해 오픈AI 출신 톈융룽을 끌어들였다. 오픈AI가 야오순위에게 당시 제시한 연봉은 최대 1억 위안(약 2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야오순위 합류 이후 발표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훈위안의 새 모델은 이전보다 환각률과 오류율을 50% 이상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일평균 토큰 사용량도 20배 증가했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2월 구글 딥마인드 연구 부사장 출신의 우융후이를 AI R&D 부문 책임자로, 알리바바도 3월 구글 딥마인드 선임연구원을 지낸 저우하오를 자체 LLM 첸원 개발 책임자로 영입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딥시크 초기 논문 5편에 참여한 연구원 223명을 분석한 결과 미국 대학이나 기업 경력이 있는 연구자 80명 가운데 70.3%가 현재 중국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 5년 이상 활동한 연구자 13명은 합산 119년 이상을 미국에서 보냈으나 이 중 8명은 현재 중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는 미국 기관이 양성한 핵심 연구자들이 상당수 미국을 떠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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