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세기의 이혼’ 소송을 다시 심리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분의 1로 정한 점을 놓고 법조계에선 노 관장의 가사·양육뿐 아니라 유·무형의 경영적 기여를 인정한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급등한 SK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한 영향도 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 이상주)는 지난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2심 변론종결이 종결된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주가 등을 계산해 최 회장 주식과 부동산, 예금 등 재산의 3분의 1을 노 관장에게 분할해주라고 결정한 것이다. 분할액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법조계에선 “분할 비율이 10~20%대로 정해질 줄 알았는데 노 관장 몫이 예상 외로 크다”(익명 요구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2심에선 최 회장의 장인이자 노 관장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1심과 달리 SK가 재산 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자금이 ‘불법원인급여’(볼법 행위로 얻은 금전 제공)이므로 이를 근거로 노 관장이 기여분을 요구하면 안 된다고 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1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파기 환송심에서 노 관장은 부친이 SK에 비자금을 지원해 준 부분을 빼고 다른 형태로 SK 주식 형성·유지에 기여한 몫으로만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었다. 당시 법조계에선 “노 관장 몫 분할액이 기존 1조3808억원에서 3000억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관측까지 나왔다.
주가 5배 급등…최태원 주식 가치 10조
그럼에도 노 관장은 1조원에 근접한 분할액을 받아가게 됐는데, 이는 재판부가 대법원 판례에 따라 SK 주가가 5배 급등한 점을 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이혼 후 집값 하락을 재산분할액 계산에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은 “이혼이 확정된 후 재산분할 변론종결일 사이에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유지한 부동산 등에 발생한 외부적, 후발적 사정으로 인해 공평한 청산·분배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정이 있는 경우 이를 가액 산정에 참작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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