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명분 내세운 일회용품 저감책... 실질 경영 개선 효과는 '미미'
배달 수수료·광고비 등 핵심 비용 구조 외면한 '생색내기' 비판도
(ㅍㅍㅅㅅ 진유미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4월부터 '다회용기 활성화'와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등 대대적인 플라스틱 저감 캠페인에 나선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 여파와 플라스틱 단가 인상에 대응해 외식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배민이 내세운 '부담 경감'의 실효성을 팩트 중심으로 뜯어보면 현장의 경영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2억 개' 감축 성과 뒤에 숨은 '월 1만 원'의 현실
배민 뉴스룸 공식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시작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은 지난해에만 약 383억 원 규모의 소모품 비용을 절감했다.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누적으로 줄인 일회용 수저·포크는 약 102억 개에 달한다.
얼핏 거대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이를 배민 이용 점주 수(약 30만 개소 추산)로 나누면 실체는 달라진다. 업소당 연간 절감액은 약 12만 7,000원,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만 600원 꼴이다. 현재 배달용 수저 세트의 온라인 도매가가 개당 30~5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점주 입장에서는 하루에 수저 세트 7~10개를 아끼는 셈이다. 최근 폭등한 식자재비와 인건비, 그리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달 수수료 부담을 고려할 때 이를 '경영 부담 경감'의 핵심 대책으로 내세우기에는 민망한 수치라는 분석이다.
다회용기 인프라 확대, '비용 구조'와 '노동력 전가' 숙제
배민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다회용기 서비스' 지역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서울 20개 자치구와 경기, 인천, 제주 일부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를 상반기 중 서울 전역과 제주 서귀포 등으로 넓히고, 천안시와 협력해 AI 카메라 기반의 '스마트패키징 세척센터'를 구축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다회용기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일회용기는 개당 수십 원의 매몰 비용으로 끝나지만, 다회용기는 세척 및 수거 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는 지자체 보조금과 플랫폼 프로모션으로 점주 부담이 낮지만, 지원이 종료될 경우 점주가 지불해야 할 건당 비용이 일회용기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잔반 처리와 수거 공간 확보 등 운영상의 번거로움 역시 오롯이 점주의 노동력으로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김중현 우아한형제들 지속가능경영실장은 "고유가와 배달비품 비용 상승 부담을 겪고 있는 외식업 파트너들이 배민의 친환경 활동으로 부담을 덜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식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한 자영업자는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나가는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는 그대로인데, 월 만 원 남짓한 수저값 절약을 경영난 해소 대책으로 강조하는 것은 생색내기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결국 배민의 이번 행보가 기업의 ESG 평가는 높여줄지언정,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구원투수'가 되기에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친환경이라는 명분 아래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등 핵심 비용 구조에 대한 논의가 희석되는 것은 아닌지 세밀한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배달의민족 홈페이지
(ㅍㅍㅅㅅ / PPSS ) 진유미 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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