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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구르고, 몸이 저절로 춤을 추게 해"

1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12회 진주재즈콘서트는 재즈 기타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발을 구르고, 몸이 저절로 춤을 추게 해"

12회 진주재즈콘서트, 준스미스·박윤우·안재진 무대

재즈 기타 3대로 만난 스윙·삼바·비밥

1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12회 진주재즈콘서트는 재즈 기타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진주에서는 처음 연출과 진행을 맡은 정병욱 평론가는 “코로나19 이후 재즈가 한국에서 유행했는데, 그 안에 진정한 재즈가 있었는지 묻게 된다”면서 “이번 무대는 재즈의 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무대다”이라고 했다. 그는 준스미스·박윤우·안재진 기타 연주자의 음악을 차례로 선보이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색다른 재즈를 경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을 구르며 듣는 재즈 스윙

첫 무대는 준스미스가 나섰다. 그는 정통 스윙과 기타 트리오 문법을 파고드는 연주자다. 준스미스는 재즈 스윙에 대해서 “발을 구르고 춤을 출 수 있게, 뜨겁게 만든다”며 “스윙이 재즈에서 핵심이 된다”고 했다. 정 평론가도 “스윙은 재즈의 육체, 정신이며 몸의 감각을 느끼게 하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첫 곡은 준스미스 트리오가 2019년에 낸 앨범 <한드 카브드 스윙>에 수록된 ‘깁서니시(Gibsonish)’로 시작했다. 준스미스는 “연주자들에게 상징적인 악기인 ‘깁슨(Gibson) 기타’로 연주했던 선배 연주자의 기운을 받고 또 존경하는 마음을 음악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영국 록 밴드 비틀스의 곡 ‘이프 아이 펠(If I fell)’을 연주했다. 특별히 헝가리 기타 연주자 가보르 사보(Gábor Szabó)의 형식을 따랐다. 준스미스의 은은한 기타가 객석을 안는 듯했다. 이에 김민희는 선명한 목소리로 편안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연주가 끝나기도 전에 감흥을 느낀 관객들은 박수를 먼저 보냈다.

이어 쿠르트 바일이 작곡하고 아이라 거슈윈이 작사한 ‘마이 쉽(My ship)’을 준스미스의 연주와 김민희 보컬로 들어볼 수 있었다.

계속해 남유선 색소폰 연주자가 등장해 ‘유 메이드 어 굳 무브(You made a Good Move)’를 한층 경쾌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재즈 색소폰·플루트 연주자인 프랭크 웨스가 작곡한 곡으로 2009년 앨범 <원스 이즈 낫 이너프(Once is not Enough)>에 실린 곡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진주시가 후원한 제12회 진주재즈콘서트가1일 오후 7시 30분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가 연출과 진행을 맡았고기타리스트 박윤우,기타리스트 준스미스,기타리스트 안재진,보컬리스트 김민희,색소포니트스 남유선,베이시스트 김대호,드러머 신동진이 출연했다./김구연 기자

나무가 주는 울림으로

박윤우는 섬세한 연주로 재즈, 클래식, 팝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가라는 평을 듣는다. 이번 공연에서 세 명의 기타 연주자 중에서 유일하게 전자 기타가 아닌 클래식 기타로 무대에 올랐다. 박윤우는 “순수한 나무의 울림, 나일론 줄을 연결한 기타로 연주해서 투명하면서 따뜻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설명했다.

박윤우는 영국의 윌리암 월턴이 작곡한 ‘알라 쿠바나(Alla Cubana)’를 들려줬다. 이 곡은 월턴이 1972년에 작곡해 발표한 기타 독주곡집 <다섯 개의 소품(Five Bagatelles)>에 실은 곡이다.

이어서 ‘별에 소원을(When you wish upon a star)’을 연주했다. 이 노래는 194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에서 귀뚜라미 지미니 크켓이 불러 유명해진 곡이다.

분위기를 바꿔 브라질의 삼바로 향한다. ‘프렐류드의 삼바(Samba em Prelúdio)’는 브라질의 기타 연주자 바덴 파웰이 작사가 비니시우즈 지 모라이스와 만든 보사노바 곡이다. 김민희 보컬은 몽환적이고 애수 어린 감성을 표현했다.

박윤우 트리오가 2015년에 낸 앨범 <어스, 라이프&어스>의 수록곡 ‘하임(Hayim)’을 들려주었다. 하임은 히브리어로 생명, 삶을 뜻한다. 박윤우의 딸 하임이 태어날 때 경험했던 생명의 탄생, 신비로움을 담은 노래다.

박윤우의 곡 ‘나무와 두 여자(A Tree and Two Women)’는 박수근의 그림 ‘나무와 두 여인’에서 영감받아 지었다. 박윤우는 “박수근은 서양화 재료로 한국적인 그림을 그린 인물인데, 이 곡도 서양 악기인 기타로 한국적인 정서를 나타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기타 음률에 몸을 맡기다

마지막 순서로 안재진 기타 연주자가 나섰다. 정 연출은 안재진을 두고 “현대 재즈 기타리스트를 대표한다”라고 말했다. 안재진은 2018년 앨범 <서울 사람>에 실은 ‘그녀(She)’와 ‘연수동 랩소디’로 관객과 만났다. 그는 재즈 기타의 매력을 ‘자유로움’에 뒀다. 그가 쓴 2곡은 엉뚱하면서도 록 음악을 연상케하면서 재즈에 한정하지 않으면서 기타로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둔 듯했다.

콜 포터가 쓴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Everything I Love)’은 1941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렛츠 페이스 잇(Let’s Face it)!>을 위해 쓴 곡이다. 뮤지컬 수록곡이지만 화성이 아름다고 음률이 유려해서 재즈 스탠더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안재진은 ‘몽크스 드림(Monk’s Dream)’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텔로니어스 몽크는 미국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다. 그는 비밥을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이번 진주재즈콘서트에서는 김대호 베이스 연주자, 신동진 드럼 연주자가 무대를 지키면서 스윙과 삼바 등 다양한 재즈를 들려주는 데 일조했다.

이날 객석은 1·2층이 가득 메워졌다. 흥에 겨운 관객들은 마지막 곡이 연주되자 아쉬워하기도 했다.

퇴임한 목사인 김미경(67·거제시) 씨는 남편인 박영규(67) 씨와 공연을 보러 왔다. 공연이 늦게 끝나니 아예 진주에서 하루 묵을 계획이란다. 그만큼 평소 클래식과 재즈 음악을 즐긴다.

김 씨는 “재즈는 색소폰이나 보컬로 웅장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공연의 주제인 ‘손끝이 부르는 노래’를 실감했다”면서 “초반부에는 잔잔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록 음악 분위기로 변하면서 춤이 저절로 춰지는 재즈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진주시가 후원했다. BNK금융그룹, 한국남동발전, ANH 스트럭쳐가 협찬했다.

/주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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