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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호황의 역설…勞에 발목잡힌 삼성

삼전노조, 평택서 대규모 집회 勞 "파업 땐 하루 1조 날아가" 성과급 상한폐지 협박성 요구 이익분배 놓고 사회갈등 증폭 "우리가 18일 멈추면 18조원 공백이 생긴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23일 조합원들...

반도체 호황의 역설…勞에 발목잡힌 삼성

삼전노조, 평택서 대규모 집회

勞 "파업 땐 하루 1조 날아가"

성과급 상한폐지 협박성 요구

이익분배 놓고 사회갈등 증폭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가득 메운 노조원들

삼성전자 첫 과반 노동조합 지위를 확보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등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23일 오후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노조 추산 총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택 이승환 기자

"우리가 18일 멈추면 18조원 공백이 생긴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23일 조합원들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다음달 노동조합이 예고한 대로 파업을 강행하면 하루에 1조원씩 영업이익이 날아간다는 압박성 발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았다. 인공지능(AI) 덕분에 반도체 투톱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초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호황의 역설'이 발생하고 말았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엔 이날 '투쟁'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노조원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후 1시간 동안 진행된 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명, 노조 추산 4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다음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노조는 이날도 '성과급 상한(현재는 연봉의 50%) 폐지'를 요구하며 회사와 경영진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노조 측은 "(실적은) 우리 손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이 지급된다면 올해 성과급 액수는 45조원(영업이익 300조원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직원의 60%가량을 차지하는 DS(반도체)부문은 올해와 내년에 성과급으로 5억~7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DS부문 관계자는 "20·30대 직원이 집회에 많이 참석했다"며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조 조합원의 80%는 DS부문 소속이다. 삼성전자 사내에서도 갈등은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또 다른 축인 DX(모바일·가전 등)부문 직원들은 노조 행보에 불만이 작지 않다. 한 DX부문 직원은 "지금 수익이 많이 난다고 전부 나눠갖자는 얘기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420만명에 달하는 주주들도 비판적이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호황 시기에 파업은 주주 재산에 직접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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