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처=각 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초호황(슈퍼사이클)에 올라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가운데, 국내 반도체 ‘양강’이 연간 기준 합산 영업이익 500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약 5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자 단일 분기 영업이익 5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기록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선 수치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는 4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실제 실적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700%를 넘어서며 반도체 업황 반등의 강도를 입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공격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27조원으로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기존 200조원 초반 수준에서 300조원 안팎으로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수요·공급 불균형 속에 실적 급등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배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70%를 웃돌았다.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출처=구글]
◆AI發 메모리 슈퍼사이클…에이전틱 AI 확산에 수요 구조적 증가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D램·낸드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도 20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사의 실적을 단순 합산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500조원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다.
이 같은 '슈퍼사이클'의 배경에는 AI 산업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틱 AI'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처리와 저장 수요가 폭증했고,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구조가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달리 단기 호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메모리 업계 특성상 공급 확대가 본격화할 경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나 IT 수요 회복 속도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이 용인 클러스터 등 신규 팹 투자에 나서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증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단순한 메모리 생산 능력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과 생산 능력을 동시에 확보한 만큼 당분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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