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여야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를 내세우고 있다. 기업 유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 유치를 내세우는 지방자치단체장 후보가 많다. 후보들 공약대로 된다면 전국이 반도체 산업단지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영원할 수는 없다. 물론 아직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도로 유례없는 성장세다. 국가데이터처의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충북은 하이닉스 청주공장 등의 영향으로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28.4% 늘었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35.9%다. 전년 평균 대비 11.7%p 확대되는 등 반도체 편중 성장 구조가 심화했다. 전체적으로 반도체 대기업들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다. 다시 말해 위태로운 성장 구조다. 여타 산업과 차이가 성과급 격차만큼이나 벌어져 있다. 이런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특정 산업 변수에 언제 또 국가 경제가 휘둘리게 될지 알 수 없다. 삼성전자 사태가 이런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돌아보게 했다. 대한민국도 이제 초호황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D램 시장에서는 한국점유율이 70%에 달한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시장에선 1.5%에 불과하다. 대만과 달리 풀스택(완결형) 반도체 생태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지역이다. 국제 유가와 물류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I 투자 경쟁을 주도하던 빅테크 기업들에게 수익성 악화와 함께 투자 부담을 갖게 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산업은 지자체의 의지만으로 조성·작동할 수 없다. 먼저 하루 수십만 t의 공업용수와 거대한 전력망이 필요하다. 지역교육·연구기관과 조화는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지자체가 똑같이 반도체에 매달리는 건 국가적 자원 낭비다. 게다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야 후보별 반도체 공장 유치 경쟁 공약은 지역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후보들은 현실성 없는 공약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공약의 실현 가능성부터 검증해야 한다. 후보들의 이력과 발언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반도체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경기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아주 크다. 투자와 비용 구조도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업황 둔화 시 미래 투자 여력 위축은 불을 보듯 훤하다. 물론 현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맞물려 초고속 성장세다. 2027년 상반기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AI 기술의 수익화 실현 여부에 따라 사이클 지속성이 결정된다. 변곡점에 진입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확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나 2028년 상반기부터 큰 시장 변화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충북의 산업구조도 튼튼하지 않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지역 경제성장을 전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충북 전체 경제가 크게 요동치는 초편중 구조다. 전반적인 안정 구조로 산업 전반을 바꿔야 한다. 여야 후보들의 공약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