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를 밟았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53·사진)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구단 주주로 변신했다.
박찬호를 주축으로 결성된 투자 컨소시엄 ‘팀61(Team61)’은 2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라스베이거스 애슬레틱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총 7000만달러(약 1027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박찬호의 정확한 투자금은 밝혀지지 않았다. 투자가 최종 확정되면 팀61은 애슬레틱스 구단 지분의 약 3%를 확보하게 된다.
팀61에는 박찬호를 비롯해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 대니얼 대 킴 등 약 30명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현재까지 5500만달러 투자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1500만달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집행될 예정이다. 한국 자본이 주도해 메이저리그 구단 지분을 확보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투자 대상인 애슬레틱스는 1901년 창단해 아메리칸리그 우승 15회, 월드시리즈 우승 9회를 차지한 메이저리그 전통의 명문 구단으로, 영화 ‘머니볼’의 실제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8년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 이전을 앞두고 신구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번 투자는 약 3년 전 박찬호와 존 피셔 애슬레틱스 구단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두 사람은 구단의 라스베이거스 이전 계획과 아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교감했고, 이것이 컨소시엄 구성과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 박찬호는 “새 구장을 짓는 것을 넘어 새로운 도시에서 새 시장과 미래를 만든다는 구단의 계획에 가능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존 피셔 구단주의 수석고문(Senior Advisor) 자격으로 합류해 선수 육성과 아시아 지역 사업 확대 등에 관해 자문을 제공한다. 그는 “이번 투자를 구단 지분 취득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 야구와 메이저리그, 한국 기업과 미국 스포츠산업, 미래 세대와 팬을 연결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단 측 역시 올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전반기 763만 관중 돌파 등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야구 열기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존 피셔 구단주는 “박찬호와 팀61이 파트너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박찬호가 선수 시절 아시아 선수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듯, 이번 파트너십도 장기간 긍정적인 영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