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현 한컴 기술응용개발실장 (사진=한컴)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에 등록된 프로젝트는 약 4억개에 달한다. 이 거대한 생태계에서 국내 기업의 솔루션이 트렌딩 1위를 달성하는 일은 이른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23일 '오픈데이터로더(OpenDataLoader) PDF v2.0'으로 전체 개발 언어 대상 트렌딩 1위를 달성했다. 즉, 전 세계 개발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프로젝트로 선정된 것이다.
박동현 한컴 기술응용개발실장은 비결로 한컴이 수십년 동안 문서 분야에 집중해 왔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컴이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각인돼 있지만, 축적한 문서 이해 역량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AX를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35여년간 공공기관과 여러 기업의 문서 데이터를 처리한 경험을 토대로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쌓게 됐다"라며 "AI와 검색 증강 생성(RAG) 시스템이 확대되면서 문서 데이터 추출 정확도가 AI 품질의 90%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PDF에 집중한 이유는 명확하다. 기업 데이터의 약 80~90% 이상이 PDF와 같은 비정형 포맷이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은 웹 데이터 기반이지만 정작 대다수의 기업 실무 데이터는 PDF"라며 "데이터 정제 문제가 해결돼야 AI 모델이나 에이전트에 연결했을 때 제 성능을 낼 수 있다"라며 개발 계기를 밝혔다.
전세계 PDF 사용 현황 (사진=한컴)
■ 벤치마크로 증명된 기술력...속도·정확도 압도적
오픈데이터로더 PDF는 깃허브 전체 개발 언어 대상 트렌딩 1위를 기록했으며 깃허브 스타 1만9200개, 포크 수도 1700개를 돌파했다. 실제 활용 지표인 월간 다운로드 수도 5만건을 가뿐히 넘기며 현장에서 높은 활용도를 입증하고 있다.
박 실장은 이러한 인기 비결로 속도와 정확성을 꼽았다. 로컬 모드 기준 페이지당 0.015초의 속도에 정확도는 90%에 달한다. 현존하는 오픈소스 PDF 파서(Parser)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80개 이상의 언어 인식이 가능한 한컴의 고성능 OCR 엔진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용한 덕분이다. 단순 텍스트는 규칙 기반(Rule-base)으로 즉시 처리해 불필요한 연산 낭비를 막고, 복잡한 레이아웃 분석에만 AI가 개입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처럼 컴퓨팅 자원 사용을 최적화했기에 별도의 고성능 GPU 없이 CPU만으로도 압도적인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기존 파서 도구는 복잡한 표나 다단 레이아웃에서 구조가 깨지거나 이미지 속 텍스트가 누락돼 정확도가 낮았다"라며 "오픈데이터로더는 읽기 순서와 표의 행·열 구조까지 완벽하게 복원해 마크다운, JSON, HTML처럼 AI가 학습하기 쉬운 구조로 변환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픈데이터로더 PDF 벤치마크 그래프 (사진=한컴)
벤치마크 결과에서도 읽기 순서 인식(NID), 표 추출 정확도(TEDS), 헤딩 계층 인식(MHS) 등에서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또, 보안이 민감한 기업 환경을 고려한 100% 로컬 구동 방식으로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문서 처리가 가능하다.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에 대비한 필터링 기능을 탑재해 안정성을 갖췄다.
박 실장은 "GPU 없이 CPU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하고 필요한 기능만 애드온으로 조합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 스타트업에서도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 AI 오케스트레이션으로 AI 문서 생태계 표준 될 것
한컴은 오픈데이터로더 PDF를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완전 개방했다. 단기 수익보다는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컴의 기술을 '표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승부수다.
이 외에도 데이터 추출 영역의 '데이터로더'부터 이를 RAG로 연결하는 '한컴피디아', 업무 보조 역할의 '어시스턴트'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가 자유롭게 필요한 AI 기능을 조합해 쓰는 'AI 오케스트레이터'가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2분기에는 MCP, 상용 애드온을 지원해 AI 에이전트가 직접 오픈데이터로더를 호출해 문서를 처리하도록 기능을 개선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 워크플로우 전반에 녹아드는 AI 네이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행보도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PDF 접근성 태그 자동 생성'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실장은 “문서 구조 인식 기술로 공공 PDF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 평등한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한컴이 전사적으로 올해를 AX 원년으로 선포한 만큼,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AI 문서 생태계의 표준 인프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원 기자 hwkim@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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