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는 의미없어…'RMSY'로 양돈농가 실질적 소득 높여야"
박건용 한돈연구소 신임 소장 취임 기자간담회서 밝혀
박건용 신임 한돈연구소장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기홍) 산하 한돈연구소가 새로운 수장을 맞아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3월 3일 공식 취임한 박건용 신임 소장은 4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연구소 운영 방향과 핵심 추진 사업을 밝혔다.
박 소장은 이 자리에서 'RMSY'라는 새로운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농가 수익과 직결되는 실용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소장과의 기자간담회 내용을 1문1답으로 엮었다.
Q. 한돈연구소의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소감과 방향성은 무엇인가?
기존 ‘한돈미래연구소’라는 명칭은 먼 미래의 과제에만 집중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현재 우리 농가들이 직면한 위기는 매우 급박하다. 이에 명칭에서 ‘미래’를 떼고, 농가의 오늘을 지키는 ‘액션 탱크(Action Tank)’로 거듭나고자 한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진단하고 즉각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적 연구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
Q.박건용 소장이 언급한 'R MSY(Real MSY)'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양돈업계는 오랫동안 PSY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으나, PSY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농가 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다.
분만사에서 돼지가 죽으면 손실이 적지만, 비육사에서 죽으면 그동안 들어간 사료비와 관리비 등 모든 비용이 손실로 이어진다.
내가 말하는 'R MSY(실제적 MSY)'는 단순한 MSY의 연간 평균치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돼지 가격이 높은 4월부터 9월 사이에 얼마나 많은 돼지를 출하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지표다.
똑같이 1,500마리를 출하해도 가격이 낮은 겨울철에 집중된 농가와 가격이 높은 시기에 출하를 맞춘 농가는 수익 면에서 수억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앞으로 한돈연구소는 농가가 이 '물 들어올 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밀한 데이터와 사양 관리 가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Q. 농가 경영 환경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개선 포인트는 어디라고 보는가?
농장의 성패는 비육사 시설에 달려 있다.
많은 농가가 분만사나 자돈사에 투자하지만, 실질적으로 농장이 망하는 이유는 비육장에서의 폐사 때문이다.
비육사 환경이 열악하면 호흡기 질병이나 회장염 등으로 폐사가 속출하고, 이는 곧 경영 위기로 직결된다.
질병의 시작은 환경이다. 약 쓰고 백신 넣기에 앞서 비육사의 환기와 환경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시설만 봐도 이 농장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 달에 몇 마리를 출하할 수 있을지 견적이 나온다. 이러한 현장의 디테일을 농가에 전파하여 폐사율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박건용 소장은 "돼지키우기는 어렵지 않다"며 자신이 쌓아온 모두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농가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Q. 네이버 밴드를 활용한 상담 시스템에 대한 농가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운영 한 달 만에 10건 이상의 주요 상담 사례가 나올 만큼 반응이 뜨겁다.
양평 농가의 정전 사고 대응부터 삼출성 표피염 해결 방안, 초음파 임신 진단법 등 다양한 현장 문제가 실시간으로 논의되고 있다.
상담 내용을 밴드에 공유하여 다른 농가들도 지식을 나눌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혼자 담당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관리 위원들과 함께 상담 채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Q. 데이터 주권과 전산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돈팜스 Lite'는 어떤 서비스인가?
기존 전산 프로그램은 입력 항목이 너무 많고 복잡해 소규모 농가나 고령 농가가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개선한 ‘한돈팜스 라이트(Lite)’는 교배, 분만, 이유, 출하 등 아주 기초적인 데이터만 입력하도록 간소화했다.
단순히 입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해 농가에 필요한 ‘작업 지시서’를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예를 들어 "이번 주에 모돈 몇 번이 분만사에 입실해야 한다"거나 "후보돈 교배 시기가 지났다"는 등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즉시 제공해 실수를 방지하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오는 7월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현장 테스트를 거쳐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Q. 동물복지와 ESG 등 사회적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규제 위주의 시설 기준에서 벗어나 돼지의 행동과 심리를 고려한 ‘한국형 복지 기준안’을 확립해야 한다.
또한, 액비 순환 방식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적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연구소의 중요한 역할이다.
Q. 마지막으로 한돈 농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기홍 회장님의 철학처럼 나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를 반드시 실천하겠다.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농가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30년 넘게 쌓아온 나의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겠다. 농가들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찾는 ‘현장 해결사’가 되어 한돈산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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