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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밀라노서 갈린 유럽 공략법..삼성은 '경험' 심고, LG는 '주방' 파고들었...

포쓰저널 송신용 기자 2026년 4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에 참가한 삼성전자의 부스에 설치된 갤럭시 폴더블폰으로 구성된 아트월의 모습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밀라노서 갈린 유럽 공략법..삼성은 '경험' 심고, LG는 '주방' 파고들었...

삼성전자, AI 시대 '사람 중심 디자인' 전면에

LG전자, SKS 앞세워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

2026년 4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에 참가한 삼성전자의 부스에 설치된 갤럭시 폴더블폰으로 구성된 아트월의 모습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를 무대로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사람 중심 디자인과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주방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워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현지시간 20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 참가해 디자인 철학을 선보였다고 21일 밝혔다.

밀라노 비아 토르토나 27의 슈퍼스튜디오 피유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Design is an Act of Love’를 주제로 꾸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로 ‘사람 중심’을 내세웠다. AI 기술이 일상에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전시 방식도 이런 방향성을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관람객과의 소통을 강조한 ‘오픈 랩’ 형태로 공간을 구성하고 총 12개의 몰입형 공간에서 실험적인 미래 디자인 콘셉트와 최신 제품 등 120여 점의 디자인 자산을 공개했다.

갤럭시 폴더블폰을 활용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시각화한 아트월, 모바일과 가전의 연결을 보여주는 주방 체험 공간, XR 체험이 가능한 오디토리움, 투명 스피커와 스크린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로 풀어낸 오디오 전시공간, OLED TV와 마이크로 RGB TV를 활용한 예술적 거실 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제품별 스펙 경쟁보다 AI가 공간과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체험형 전시에 가까웠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AI X (EI+HI)’라는 새로운 디자인 공식도 제시했다. AI의 진정한 가치가 공감과 상상력, 사람의 의도가 결합될 때 커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려 한 것은 제품군 자체보다 AI 시대에 맞는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담론에 더 가깝다. 생활가전과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언어로 묶어내며 ‘삼성식 AI 경험’의 방향성을 강조한 것이다.

LG전자는 보다 선명한 사업형 전략을 들고 나왔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주방 가전·가구 박람회인 ‘유로쿠치나’에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전시 규모는 약 840㎡로 직전 전시 대비 약 2배 확대됐고, 전시 제품 수도 약 20% 늘었다.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와 유럽 전용 ‘LG 빌트인’을 포함한 강화된 라인업을 공개하며 유럽 주방가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다양한 삶의 조각으로 완성한 공간(Mosaic of Living)’을 전시 주제로 내걸고 주방을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니라 휴식과 사교, 전시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이탈리아·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듀오 ‘감 프라테시’와 협업해 전시관 완성도도 높였다.

삼성과 달리 LG의 전시는 철학 제시보다는 실제 유럽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 경쟁력에 보다 무게가 실렸다. 유로쿠치나가 주방 디자이너와 가구·유통업체 등 핵심 고객이 찾는 박람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LG의 이번 참가는 브랜드 홍보를 넘어 거래선 확대와 사업 기반 확장을 직접 겨냥한 행보로 읽힌다.

기술 포인트도 실용성에 맞춰졌다. LG전자는 ‘AI 코어테크’를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식기세척기와 오븐 등을 대거 선보였다. 식기세척기는 디지털 탁도 센서를 통해 오염을 분석하고 물 온도와 헹굼 횟수, 세제량 등을 자동 조절하는 ‘AI 센스클린’ 기능을 탑재했고, 오븐은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인식해 자동요리 메뉴를 추천하는 ‘고메 AI’ 기능을 갖췄다.

전시장 안에서는 종합 주방 솔루션을, 전시장 밖 밀라노 시내 SKS 쇼룸과 푸오리살로네에서는 초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제안하며 유럽 프리미엄 주방 시장 공략의 밀도를 높였다.

이번 밀라노 무대는 유럽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서로 다른 전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브랜드 경험과 사람 중심 디자인으로 미래 수요를 선점하려 했다면,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제품과 주방 솔루션을 앞세워 현재의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깊게 파고들었다.

삼성은 ‘왜 삼성의 AI 디자인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했고, LG는 ‘왜 유럽 주방에 LG 빌트인이 들어가야 하는가’를 보여줬다. 같은 전시회에 섰지만, 한쪽은 경험을 설계했고 다른 한쪽은 시장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밀라노 승부는 양사의 유럽 공략법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으로 읽힌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은 "디자인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의 의도와 공감, 상상력이 결합된 디자인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유럽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주방 문화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빌트인 제품을 앞세워 고객 선택의 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4월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에 참가한 LG전자의 부스 모습이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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